토종벌 새품종
농촌진흥청은 세계 처음으로 토종벌 사육 농가에 큰 손해를 끼치는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을 갖는 새 품종을 개발, 내년부터 보급한다고 1일 밝혔다.
‘낭충봉아부패병’은 꿀벌 유충(애벌레)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이 병에 걸린 애벌레는 번데기가 되지 못하고 부패하게 된다.
농진청은 지난 2009년부터 전남 강진과 경북 구미, 경남 통영 등 10개 지역에서 토종벌을 수집한 뒤 바이러스를 주입해 살아남은 개체를 끊임없이 계대 사육했다. 최종적으로 저항성이 아주 뛰어난 모계 1계통과 저항성은 다소 약하지만 번식 능력이 뛰어난 부계 1계통을 선발, 이 둘의 교잡으로 저항력과 번식력이 뛰어난 새 품종을 육성했다고 농진청은 설명했다.
농진청은 이 과정에서 순계유지를 위해 인공 수정 기술과 빠른 질병 저항성 검정을 위한 애벌레 실내 사육 기술을 확립했으며, 기존에 꿀벌 육종에 15년이 걸린 것을 8년까지 줄였다고 덧붙였다.
농진청이 개발한 이번 품종 토종벌은 알에서 애벌레, 번데기를 거쳐 어른벌레까지 일벌출현율이 79.1%(농가 사육종 7%), 일벌수명 21일(감염 재래종 11일), 벌꿀생산량은 1톤당 4.8kg으로 낭충봉아부패병이 발생하기 전과 같은 결과를 나타냈다.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이건휘 농업생물부장은 “사육 중에 병에 걸리면 재래종은 7일 안팎으로 폐사했지만, 새 품종은 병에 걸리지 않고 성장했으며 꿀을 채집하는 능력과 청소 능력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에 개발한 낭충봉아부패병 저항성 품종이 토종벌 농가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한봉산업 재도약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