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인터뷰①] ‘신과함께2’ 하정우 “1부는 눈물, 2부는 가슴 차오르는 먹먹함”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신과함께’는 연기적으로 많은 것을 연마하게 해준 작품이다.”

충무로의 흥행 보증수표인 배우 하정우에게도 ‘신과함께’는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저승사자라는 생소한 캐릭터부터 블루스크린 앞에서 허공을 가르는 CG 장면 연기까지 모든 것이 새로웠다. 아무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주저하지 않았다. ‘쌍천만’에 이어 ‘트리플 천만’ 배우 등극을 앞두고 있는 자신감이 눈에 띈다.

지난해 140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의 새 역사를 썼던 ‘신과함께-죄와 벌’. 그 2부인 ‘신과함께-인과 연’(이하 ‘신과함께2’)이 개봉했다. 주인공 강림 역의 하정우의 연기는 더 깊고 강해졌다. 천만 배우답게 대작의 개봉을 앞두고도 여유가 묻어났지만, 그는 “걱정이 많다”며 떨리는 소감을 전했다.

“개봉을 앞두면 하지 않아도 되는 걱정까지 하게 된다. 배우들과 제작진 다 똑같은 심정일 거다. 1부에서 감사하게도 큰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2부도 잘 되겠지’ 하는 사람들의 생각 자체가 불안하기도 하다. 기자간담회 때 희한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그런 뜻이었다. 다른 작품을 개봉할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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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형보다 나은 아우는 없다고 하지만, 하정우는 ‘신과함께2’에 충분한 만족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촘촘하게 쌓인 스토리와 단단한 캐릭터의 전사에서 작품에 대한 김용화 감독의 자신감을 확신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2부가 더 재밌었다. 드라마나 캐릭터의 전사의 설명이 잘 되어있어서 그런 것 같다. 기대했던 것만큼 영화로 나왔다. 감독님이 1부가 개봉하고 나서 굉장히 큰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고 2부를 편집하신 것 같다. 조금 더 힘이 세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1부의 강림이 김자홍(차태현)과 관객들을 저승으로 안내하는 일종의 가이드였다면 2부의 강림은 망자가 아닌 본인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인간이었던 천 년 전 과거부터 죄책감을 안고 살아가는 현재의 모습까지, 입체적인 캐릭터를 섬세하게 표현한 하정우의 연기는 2부에서 빛을 발한다.


“같은 캐릭터인데 시대가 달랐다. 사극 장면을 찍을 때는 날것처럼 연기하려고 했다. 내게 배정된 장면들이 아버지를 잃어서 슬퍼하고, 질투심을 느끼는 그런 분명한 감정이 있는 신이었다.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연기를 하려고 했다. 반면 현 시대의 강림은 많이 절제된 인물이다. 천년을 살아오면서 진화를 했다. 다만 1부보다는 좀 더 인간 같은 유약한 느낌을 넣으려고 했다”

관객들은 영화의 흐름을 따라가며 캐릭터의 감정을 느끼지만, 현장의 배우들은 그럴 수 없었다. 1, 2부 동시 제작인데다 철저히 세트 중심으로 진행되는 촬영 탓에 하정우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은 매일 1부와 2부의 캐릭터를 번갈아가며 연기해야 했다.

“1부에서 (차)태현 형과 재판받는 장면을 찍고 바로 다음날 2부에 나온 배우들과 촬영을 했다. 처음에는 힘들었다. ‘이렇게 해도 되나?’ 싶은 생각도 들더라. 하나하나 체크하면서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다. 동시제작을 하다 보니 4시간 40분짜리 작품을 한 격이었다. 작품 안에서 감정 변화가 커서 다른 영화보다 두 배로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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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 장면을 연기에 대해서는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15년 차 베테랑 배우인 그에게도 상상 속 존재에게 쫓기며 허공에 칼을 휘두르는 연기는 꽤나 어려운 작업이었다.

“굉장히 민망했다. 특히 공룡에 쫓기다가 원을 그리는 장면이 그렇게 창피하더라. 심각한 표정으로 뛰어와서 원을 그릴 때는 ‘내가 뭐하고 있지’ 하면서 정체성과 방향감각을 잃기도 했었다.”

‘신과함께2’는 1부의 후편이지만 전혀 다른 감정과 메시지를 담았다. 하정우는 “1부와 2부는 전혀 다른 영화”라며 ‘신과함께2’만의 관전 포인트를 설명했다.

“각자만의 매력과 맛이 있다. 1부의 구성 방식과 감정의 온도를 2부에서 똑같이 했다면 관객들에게 반복되는 지루함을 줄 것 같다. 개인적은 생각으로는 이렇게 다른 결의 2부를 보는 게 더 재미있을 것 같다. 1부는 눈물을 쏟아내는 감정이라면 2부는 가슴에 차오르는 먹먹함의 감정이다. 어떤 감정이 더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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