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리비아 피랍, 그의 조국과 대통령은 그를 잊은 적 없어”

김의겸 대변인 논평
“문 대통령, 납치 첫날 ‘국가의 모든 역량 동원해 구출에 최선 다하라’ 지시”
“아직 국민 갈등 채워주지 못하고 있어...하지만 정부 노력 믿고 건강히 돌아오기 빌어달라”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모습. /연합뉴스

청와대가 리비아에서 피랍된 한국인과 관련해 “아직은 그(피랍된 한국인)의 갈증을, 국민 여러분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의 노력을 믿고 그가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빌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논평을 내고 “리비아에서 납치된 우리 국민이 한 달이 다 돼서야 생존 소식을 전해왔다”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대변인은 “얼굴색은 거칠었고 목소리는 갈라졌지만 다친 곳은 없어 보여 참으로 다행”이라며 “사막 한가운데 덩그러니 내던져진 지아비와 아버지를 보고 있을 가족들에게는 무슨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난감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그는 ‘대통령님, 제발 도와주십시오. 내 조국은 한국입니다’라고 말했다”며 “그의 조국과 그의 대통령은 결코 그를 잊은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납치된 첫날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구출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지시를 내렸다”며 “정부는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그의 안전과 귀환을 위해 리비아 정부 및 필리핀, 미국 등 우방국들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를 납치한 무장단체에 대한 정보라면 사막의 침묵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다”며 “특히 아덴만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청해부대는 수에즈 운하를 거쳐 리비아 근해로 급파돼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그의 ‘나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이 너무 심하다’는 말에서는 오랜 기간 거친 모래바람을 맞아가며 가족을 지탱해온 아버지의 책임감이 느껴진다”며 “총부리 앞에서도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는 그가 타들어가는 목마름을 몇 모금의 물로 축이는 모습을 봤다”며 “아직은 그의 갈증을, 국민 여러분의 갈증을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을 믿고 그가 건강하게 돌아오기를 빌어주시기 바란다. 그렇게 마음을 모아주면 한줄기 소나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외교부는 1일 리비아에서 지난 7월 6일(현지시간) 한국인 1명이 무장단체에 납치돼 억류 중이라고 밝혔다. 리비아 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침입한 무장 민병대에 납치됐다. 이날 ‘218뉴스’라는 리비아 유력 매체의 페이스북 계정에 피해자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밝힌 남성 1명과 필리핀 국적이라고 밝힌 남성 3명 등 총 4명이 등장해 도움을 요청하는 모습이 찍혔다. 2분43초 분량의 영상에서 자신이 한국인이라고 밝힌 중년 남성은 영어로 “대통령님, 제발 도와달라. 내 조국은 한국이다(please help me, president, our country South Korea)”고 말했다. 또 “나는 너무 많이 고통받고 있다(too much suffering, too much problem), 나로 인해 아내와 아이들의 정신적 고통이 너무 심하다(my wife, children too much headache regarding me), 대통령님 제발 도와달라”고도 했다. 동영상에는 납치세력의 일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총을 든 채 피랍자들 주변에 서 있는 모습도 담겼다.

정부는 납치 첫날부터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지만 납치된 사람의 신변 안전을 위해 기자단에 엠바고를 요청했고 보도되지 않았다. 이후 1일 현지 매체를 통해 이 사실이 밝혀지며 국내에도 보도가 시작됐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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