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이타마현 온난화대책과 직원들이 남성용 양산을 쓰고 있다. /사이타마=교도연합뉴스
“처음엔 좀 창피한 생각도 들었지만 써 보면 좋다는 걸 알게 됩니다.”(양산쓰기 운동 대원 소노 준유)
일본에서 연일 40도를 웃도는 기록적인 폭염 속에 ‘남자 양산쓰기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열사병 등 온열 질환 사망자가 100명을 넘어서자 고온현상으로 인한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으로 양산 쓰기가 부상한 것이다.
2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유명 우산 제조업체 오로라와 화학섬유 업체 도레이는 전날 남자 양산쓰기 운동을 벌이고 있는 사이타마현에 남성용 접는 양산 70개를 전달했다. 우에다 기요시 사이타마현 지사는 증정식 현장에서 양산을 써 본 후 “시원하다. (안쓴 것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사이타마현은 작년부터 온난화대책과 직원들이 중심이 돼 ‘양산 쓴 남자 확대운동대’를 구성, 대원들이 출퇴근 시 양산을 쓰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온난화대책과에 따르면 온난화의 영향으로 사이타마 현 내에서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은 날 수가 지난 50년간 약 7배로 늘었다. 열사병으로 병원에 실려간 응급환자 수를 성별로 보면 재작년의 경우 2,500명 중 70% 이상이 남자였다.
현 당국은 양산이나 모자를 쓰는 여성에 비해 남자들은 더위 대책을 전혀 취하지 않은 게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햇빛을 차단하면 체감온도가 3~7도 내려간다고 한다. 올해는 현내 8개시가 현 당국의 이런 노력에 호응해 대원수가 20명에서 100명으로 늘었다.
이시쓰카 도모히로 온난화대책과 과장은 “처음 양산을 쓸 때는 좀 부끄럽기도 했지만 시원해서 지금은 애용하고 있다”면서 “도쿄 올림픽때도 열사병 대책으로 외국에서 온 손님들도 양산을 쓰도록 적극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