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파구 못찾는 삼성 스마트폰] 中업체 점유율 80%찍을 때 갤럭시는 0.8%

현지 4개업체 점유율 첫 80% 돌파 급성장
화웨이는 '세계 1등 전략' 2년이나 앞당겨
고동진 사장 '방중'…현지 소비자만나 소통
내주 공개 '갤노트9' 반등 이끌어낼지 관심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불과 몇 년 만에 삼성전자(005930)와 중국 제조업체들의 위치가 정반대로 뒤집어졌다. 중국인 5명 중 1명이 사용하던 삼성 스마트폰의 점유율은 올해 2·4분기 0.8%까지 떨어진 반면 중국 업체(화웨이·오포·비보·샤오미)의 점유율은 80%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는 고동진 IM(IT&Mobile Communications) 부문장이 직접 중국을 찾는 등 중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앞으로 점차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화웨이는 내년 말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 스마트폰 업체가 되겠다는 야심을 밝히는 등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3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2·4분기 화웨이(27%)와 오포(20.4%), 비보(19%), 샤오미(14.2%)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80.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6년 2·4분기 당시 57.3%였던 4개 업체의 점유율은 지난해 2·4분기 69%로 확대된 뒤 올해 1·4분기 66.7%로 60%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불과 1분기 만인 올해 2·4분기 처음으로 80%대를 찍으며 다시 한 번 급성장했다.


반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꾸준히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3년 19.7%로 중국인 5명 중 1명이 사용하던 삼성폰은 2015년 7.6%로 한자릿수로 내려온 후 지난해 4·4분기 0.8%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곧바로 현지 판매 조직을 개편하는 등 중국 시장 회복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올해 3월 출시한 갤럭시 S9의 대대적인 마케팅이 이어지며 1·4분기에는 점유율 1.3%로 오르기도 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최근 중국 우한시에 방문해 현지 유명 블로거 등과 소비자 초청 간담회를 가졌다. /아이스 유니버스 트위터 캡처
고동진(오른쪽)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이 중국에서 갤럭시 노트9으로 추정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셩닌 웨이보 캡처
최근에도 고 사장이 중국 우한시를 방문해 중국 블로거·소비자들과 만남을 갖고 오는 9일 공개 예정인 갤럭시 노트9의 특징을 일부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에서 갤럭시 노트9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공개도 되기 전 제품을 언급하거나 드러내는 일이 이례적인 만큼 고 사장의 행보는 중국의 중요성을 반영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 5월에는 중국 특화 스마트폰 ‘갤럭시S 라이트 럭셔리’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갤럭시S 라이트 럭셔리가 사양 대비 가격이 비싸다는 등 혹평을 받으며 2·4분기 점유율은 다시 0.8%로 떨어졌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인 테크웹은 “삼성전자의 판매량이 오포의 10분의1에 불과하다”며 “과거 선두였던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재기하기는 이미 매우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도 가성비폰부터 최근 프리미엄폰까지 영역을 넓혀가는 중국 업체들의 공세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화웨이의 전략 스마트폰 P20프로의 경우 세계 최초 트리플 카메라(제품 후면 카메라 3대)를 무기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화웨이는 “내년 말에 삼성전자를 꺾고 전 세계 점유율 1위를 달성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화웨이는 오는 2021년 1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지난해 하반기에 내놓았지만 최근 성장세를 감안해 그 시기를 2년이나 앞당긴 셈이다. 국내의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최근 가성비폰은 물론 프리미엄폰까지 중국 업체들과 세계 최초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며 “중국 내 시장부터 글로벌 시장까지 최대 경쟁자는 이제 중국”이라고 밝혔다. 한편 애플의 2·4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은 5.7%로 1·4분기 9.4%보다 3.7%포인트 떨어졌다.
/권경원기자 na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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