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양승태 사법부 시절 이석기 전 의원 내란음모 사건의 재판거래 의혹에 항의하며 대법원청사 로비를 기습 점거했다. 이들은 이 전 의원의 석방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구속을 촉구했다.

‘통합진보당 명예회복과 이석기 전 의원 석방을 위한 공동행동’은 3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시위를 벌이다 오전 11시20분께 청사 안으로 이동, 로비 일부를 점거했다. 옛 통진당 당원 8명으로 구성된 이들은 대법원청사 출입로에서 경찰과 대치한 채 연좌농성을 벌였다.


옛 통진당 당원들은 양승태 사법부가 ‘뇌물 판사’ 사건에 대한 관심을 돌리려고 이 전 의원 사건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면담과 사과를 요구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법원행정처는 지난 2015년 1월 ‘최민호 전 판사 관련 대응 문건’을 작성했다. 이 문건에는 사채업자에게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최민호 전 판사 사건을 덮고자 이 전 의원 사건 선고 일정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문건에는 이 전 의원 선고를 그해 1월22일 선고하라고 제시했고 실제 선고도 그날 이뤄졌다.

대법원청사 안에서 민간인들이 농성을 벌인 것은 지난 5월29일 KTX 해고 승무원들에 이어 두번째다. 당시 승무원들은 재판거래 의혹에 항의하며 사상 처음으로 대법정까지 점거한 바 있다. 이들은 농성 다음날 김환수 대법원장 비서실장과 면담을 가졌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