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결이 다른 의학드라마…‘숨멎’모먼트 BEST 3

/사진=JTBC

‘라이프’가 신념이 충돌하는 병원의 숨겨진 이면을 짚어내며 묵직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JTBC 월화특별기획드라마 ‘라이프(Life)’(연출 홍종찬 임현욱, 극본 이수연, 제작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 AM 스튜디오)는 의학드라마지만 기존의 틀이나 공식을 답습하지 않는다. 거대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절대 악도 절대 선도 아닌 서로 다른 신념을 지닌 인물들이 치열하게 대립하고 맞서며 병원의 현실을 눈앞에 펼쳐낸다. 냉철하게 현실을 조명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지며 의학드라마의 새 지평을 열고 있다.

병원장 이보훈(천호진 분)의 죽음을 시작으로 상국대학병원에 불기 시작한 거대한 변화의 폭풍은 첨예한 신념의 대립각을 세웠다. 각자의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인물의 행동 하나하나가 도화선이 되고, 그들의 충돌은 매 순간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 치밀한 필력과 탁월한 연출, 공기마저 바꾸는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지면서 숨 막히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라이프’의 전쟁은 이제 겨우 시작에 돌입했을 뿐이다. 이에 시청자조차 숨죽이게 한 ‘라이프’의 ‘숨멎’ 모먼트를 짚어봤다.

#날카로운 대립의 서막! 의료진 VS 조승우 낙산의료원 파견을 둘러싼 설전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료센터 3개 과의 낙산의료원 파견이 진행되자 전 의료진이 강당에 모여 의견 개진에 나섰다. 이 자리에 기습 등장한 구승효(조승우 분)는 인도적 지원을 위한 파견을 내세웠다. 필수과의 존재 이유를 피력하는 예진우(이동욱 분), 주경문(유재명 분)을 비롯한 의료진의 반박 역시 필사적이었다. 자본주의 논리에 의한 적자 3과 퇴출이라는 속내를 숨긴 구승효는 서울 중심의 의료체계가 가진 한계와 의사 집단의 이기주의를 감춘 의료진의 논리를 일당백으로 깨부수며 철옹성 같았던 병원에 균열을 일으켰다. ‘라이프’가 보여줄 병원의 민낯이 드러난 순간이었다.


#공기마저 숨죽인 팽팽한 긴장감! 포커페이스 이동욱 VS 날 선 도발 조승우 탐색전

허울 좋은 낙산의료원 파견의 실체를 파악한 예진우는 이보훈 원장의 이름으로 게시글을 올려 3과 파견이 자본 논리에 의한 퇴출임을 밝혔다. 이는 주경문의 예상대로 의료진이 구승효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무기가 됐다. 병원 내부 정보를 제공하는 ‘먹깨비’의 도움으로 게시글의 주인공이 예진우임을 파악한 구승효는 특유의 날카로운 말로 예진우를 도발했지만,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포커페이스로 일관하는 예진우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마치 본격적인 대결에 앞서 칼을 겨눠보는 듯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탐색전은 상국대학병원에 거세게 휘몰아칠 폭풍을 예고했다.

#“의사란 사람들이 죽인 거네” 드디어 열린 진실의 문! 투약 사고 커밍아웃

적자 개선을 위한 구승효의 경영진단은 뜻하지 않은 진실을 밝혀냈다. 자료 제출을 거부한 암센터가 투약 사고로 환자가 사망하자 이를 은폐했던 것. 투약 사고로 환자가 사망한 것을 알고도 보호자에게조차 진실을 숨긴 의료진에 구승효는 분노했다. 주간 120시간씩 일을 해야 밀려드는 환자를 감당할 수 있는 전공의들의 현실과 의료정보의 폐쇄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 사건이었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병원을 향해 더욱 날카로운 메스를 꺼내든 구승효와 이에 반발해 파업을 결의한 의료진의 대립은 한층 치열해질 전면전을 예고했다.

‘라이프’ 제작진은 “구승효와 상국대학병원 의료진의 첨예한 대립은 우리가 몰랐던 의료계의 민낯을 드러내며 거대한 시스템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그려낸다. 선과 악으로 나눌 수 없는 신념의 충돌이 의료계 나아가 사회를 향한 묵직한 화두를 던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라이프’는 구조조정실이 압수수색에 가까운 경영구조진단을 시행하는 등 구승효의 행보에 반발한 상국대학병원 의료진이 총파업을 결의하며 피할 수 없는 전면전을 예고했다. 결이 다른 의학드라마로 시청자를 사로잡은 ‘라이프’는 매주 월, 화요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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