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대비 안전성과 탁월한 연비 등이 매력 포인트인 혼다의 CB300R. /사진제공=혼다코리아
지난 5월 출시된 혼다의 CB300R은 선택지가 좁은 국내 쿼터급(250㏄ 전후) 모터사이클 시장의 다크호스다. 서울에서 CB300R로 출발해 영월 일대를 달리며 시승해본 결과 안전성·연비 등 믿음직한 면이 여럿 눈에 띄었다.
첫 번째 장점은 다루기 쉽다는 점이다. 공차중량이 145㎏으로 같은 300㏄급 네이키드 바이크인 야마하의 MT-03(168㎏)이나 BMW모토라드의 G310R(158㎏)보다 가볍다. 시트고는 800㎜로 낮지는 않지만 아주 부담스러운 수준도 아니다. 덕분에 금방 평소 타던 바이크처럼 편해진다.
두 번째 장점은 부드럽고 안정적인 가속감과 가벼운 핸들링이다. 125㏄에서 쿼터급으로 업그레이드하려는 라이더, 이제 갓 면허를 땄지만 쿼터급에서 시작하고픈 라이더, 출퇴근용 바이크를 원하는 이들에게 딱 알맞을 듯하다.
무엇보다도 안전성에 공을 들였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안전을 중시하는 혼다답게 동급 최초로 프런트·리어 양쪽에 잠김방지브레이크시스템(ABS)을 적용했다. 주로 고가의 바이크에서 찾아볼 수 있는 관성측정장치(IMU)까지 도입됐다. IMU는 급제동 때 앞바퀴의 제동력을 알아서 조절해줘 뒷바퀴 털림을 제어하는 등 ABS를 더욱 섬세하게 작동하게 도와주는 장치다.
연비도 무려 ℓ당 42.5㎞로 훌륭하다. 쿼터급 바이크에서 연료 게이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경험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부분이지만 엔진 열기도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요즘처럼 더운 여름에 빛을 발하는 장점이다.
단점이 없지는 않다. 특히 일부 라이더에게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바로 ‘재미가 없다’는 점이다. 최고 출력이 31마력·8,500rpm, 최대토크는 6,500rpm에서 2.9㎏·m으로 동급과 비교해도 조금 힘이 달리는 편이고 실제로 타봐도 치고 나가는 가속감은 떨어진다. 안전한 라이딩, ‘가늘고 긴’ 라이딩에 천착해온 혼다의 지향점 때문이지만 재미를 중시하는 라이더들이라면 아쉬운 부분이다.
총 500㎞ 넘게 시승하면서 CB300R이 입문용·출퇴근용 바이크로 매우 좋은 선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CB300R의 가격은 641만원으로 합리적인 수준이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