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국민건강 수호 약사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정부의 편의점 약품 판매 확대 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연합뉴스
대한약사회가 편의점의 상비약 판매가 탐욕적인 행태라고 비난하는 가운데 편의점주들이 이에 맞섰다. 약사회가 상비약 판매 확대를 반대하는 것이야말로 국민의 건강과 편의를 외면한 이기적인 행태라는 것이다.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편의점 4개사 가맹점주로 구성된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이하 전편협)’는 3일 성명을 통해 “휴무일 영업이나 심야 영업은 기피하면서도 국민의 건강 편리를 위한 편의점의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를 반대하는 것은 이중적 잣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안전상비의약품 조정심의위원회 조정위원에 양측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편의점과 약사회 두 단체의 위원은 배제하고 심의 조정을 진행해 무엇이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인지 공정한 평가 받기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전편협에 따르면 야간에 영업을 하는 심야약국은 전국에 33여 곳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전편협은 “대다수의 국민들이 약사회에 실망을 넘어선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경제 불황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편의점 업계에 ‘탐욕’을 운운한 것은 4만 여 편의점 종사자들을 우롱한 셈”이라고 비난했다.
전편협은 편의점이 공공의 기능을 다하는 창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전편협은 “전국 4만여 브랜드 편의점은 연중무휴 24시간을 운영하며 각종 재난상황 대피소 및 구호물품창고 역할, CPR(심폐소생술) 방법과 AED(자동심장충격기) 조작법 교육, 밤길·여성·아동 안전지킴이 등 사회 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현재도 공익적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는 그 연장 선 상의 하나”이며 “2016년 안전상비의약품 판매는 편의점 전체 매출의 약 0.1%에 불과해 수익과는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전편협은 안전상비의약품은 약국이 마감을 하는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의 판매량이 47.6%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또 법정 휴일이나 자체 휴무일의 구매는 평소보다 66% 이상 많다고 밝혔다.
아울러 전편협은 “전 세계 의약품 안전의 표준인 미국 FDA(식품의약국)가 일반 슈퍼 등에서 판매를 허용한 안전상비의약품은 3만 여 종에 달하며 일본도 2,000여 종으로 우리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심지어 온라인 구매도 흔한 일상이 됐다”면서 “약사회에서 안전상비의약품의 확대를 반대하는 것은 국민의 편리와 안전보다 섣불리 계산기를 두들긴 결과”라고 비판했다.
한편 편의점 안전상비의약품 지정심의위원회는 오는 8일 ‘24시간 운영 편의점 안전상비약 추가’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