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첫날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며 유가증권시장에 불시착한 티웨이항공(091810)이 이튿날부터 반등하며 순항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틀 연속 주가가 올랐지만 여전히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고 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오르는 항공업종에 불리한 시장 환경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향후 신규 노선 확대 여부 등이 주가 상승에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티웨이항공은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0.86% 오른 1만1,7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 1일 시초가 1만1,600원 대비 0.43%(50원) 하락한 1만1,550원에 마감했으나 2일 0.43% 오른데 이어 이틀째 상승한 것. 하지만 아직까지 공모가(1만2,000원)에는 못 미친 가격이다. 앞서 희망밴드(1만4,600~1만 6,700원) 하단 아래에서 공모가가 형성되면서 확인된 투자자들의 외면이 아직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환율 인상과 유가 급등 등 불리해진 업황이 티웨이항공에 대한 외면으로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연초 배럴당 60달러 아래였던 국제유가는 최근 70달러선을 돌파해 항공사들의 영업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 강선진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유가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는 항공사들의 부담으로 누적된 상황”이라며 “6월 들어서는 원·달러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항공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판단이 급격히 냉각됐다”고 진단했다.
전반적인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주가 모멘텀을 기대한다면 티웨이항공의 영업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티웨이항공은 그동안 저가항공사 중에서도 제한적인 항공기 숫자에도 불구하고 높은 실적을 달성했는데 이번 기업공개(IPO)로 신규 노선이 늘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티웨이항공은 전라도-일본-괌을 연결하는 노선을 운영해 시장성을 입증하는 등 노선 개발 능력을 시장에서 인증받았다”며 “대구공항발 수익성 노선 증편 단계에서 또 다른 상승 모멘텀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티웨이항공의 데뷔가 불시착으로 나타나면서 IPO를 추진하고 있는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의 상장 행보도 어두워질 것으로 우려된다. 에어부산은 2014년과 2015년 두 차례에 걸쳐 IPO를 추진했지만 부산시를 비롯한 주주들의 반대로 상장 계획이 무산된 바 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