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더 이상 학원용 봉고차가 아닙니다. 이름만 남기고 다 바꿨습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 6월 출시한 ‘더 뉴 그랜드 스타렉스 리무진’에 대해 현대차(005380) 국내영업본부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라디오에서 흘러 나오는 광고 문구도 이렇다. “VIP 여러 명 모셔야 하는 데 적당한 차 없을까?” 스타렉스 리무진을 경험해 보니 정말 만족도가 컸다. 운전대를 잡은 기자보다는 뒷좌석에 탑승한 가족들이 특히 그랬다.
최근 서울 도심과 경기도 일대에서 스타렉스 리무진을 시승했다. 외관의 첫인상은 웅장했다. 우뚝 솟은 하이루프는 전면부의 캐스캐이딩 그릴과 어울려 확실히 대형 고급 밴 같은 느낌을 준다. 실내도 기존의 스타렉스 이미지에서 확 달라졌다. 시승차는 6인승 모델. 운전석과 뒷좌석은 대형 파티션으로 확실히 분리됐다. 파티션 상단에는 있는 21.5인치의 대형 스크린은 2·3열의 독립성을 배가시킨다. 각종 편의사양도 웬만한 최고급 세단에 빠지지 않는다. 블라인드식 커튼은 물론 개인 독서 등도 좌석마다 있고, 좌석 측면의 손잡이에는 컵홀더와 USB 단자도 탑재됐다. 독립형 좌석에 넉넉한 공간은 이 같은 편의사양과 더해져 최고급 세단을 넘어서는 안락감을 줬다.
차폭은 정확히 2m. 실내 공간은 넉넉하지만 운전석에 앉으면 살짝 부담스럽다. 그러나 시야가 좋아 차폭의 부담감이 일부 상쇄된다. 현대차는 이 차에 최고출력 175마력의 2.2ℓ 디젤 엔진을 얹었다. 가족을 태운 터라 급가속을 자제했다. 그러나 공차중량이 2,510㎏에 달하는 차체에 비해 힘이 부족한 느낌은 어쩔 수 없다. 10단 자동변속기가 속속 등장하는 상황에서 5단 변속기를 탑재한 부분도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현대차가 스타렉스 리무진으로 가족형 밴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강조해서 더 그랬다. 그러면 어떠하리. 2·3열에 탄 딸과 아들이 이 차에 흠뻑 빠졌는데. 가격은 4,062~5,950만원.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