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외교장관 악수 지켜보는 강경화 / 연합뉴스
생각에 잠긴 강경화 외교부 장관 / 연합뉴스
아세안 관련 회의 참석차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연내 종전선언 추진에 대해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도 종전선언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말했다.
5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에 참석해 다양한 양자회담을 소화한 강 장관은 현지 한국 취재진의 종전선언 실현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도 “구체화 되기 전까지는 내용이나 특별한 계기에 대해 지금은 말씀드릴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오는 9월 하순 열릴 유엔총회 때 종전선언 실현 여부와 관련, “유엔총회를 중요한 계기로 본다”면서도 “총회를 넘어 다른 중요한 계기들이 있다. 그 전후로 해서 상황에 맞춰 종전선언을 연내에 이루겠다는 목표는 우리가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고, 주요 협의 대상국도 잘 알고 있다. 목적 달성을 위해 협의를 긴밀히 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장관은 종전선언과 관련한 중국 입장에 대해서는 “중국은 남북·북미 정상회담의 결과를 적극 환영했다”면서 “앞으로 합의사항이 잘 이행되도록 중국도 역할을 하겠다고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 과정에 한국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또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지난 3일 환영 만찬 조우에서 종전선언 등에 대해 논의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강 장관은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이 있었고 (북측) 공개 발언을 보시면 내용을 유추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설명 드리기가 어렵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만남은 공식회담이 아니었던 만큼 “비공개 만남에서의 발언을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더 이상의 구체적인 발언은 자제했다. 다만 강 장관은 “진솔한 분위기에서 서로 생각을 교환하면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을 외교무대에서 실현 시켜 나가기 위한 기초를 만들었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리 외무상이 공식회담을 거절한 데 대해서는 “(북한은) 기본적으로 외교당국이 나설 때가 아니라는 입장”이라며 “(나는) 언젠가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선언 이행조치에 대한 우리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편 강 장관은 리 외무상의 인상에 대해 “굉장히 진중한 것 같다”며 “작년에도 어려운 상황에서도 내공있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인상을 받았고, 이번에도 ARF 회의에 참석하면서 비공식 만찬에서 말할 때 굉장히 진중하면서 내공이 깊은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ARF 의장성명이 곧 발표될 예정인 가운데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포함 여부에 대해서는 “우리는 남북·북미정상회담 표현을 그대로 따서 ‘완전한 비핵화’가 우리 입장이라는 것을 문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말했지만, 대다수 나라가 CVID를 말해 그렇게 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답했다.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