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양자협정 앞두고 ‘美투자 국부펀드’ 조성 검토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이 미국 내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하는 국부펀드 조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본 정부가 1,000억달러(약 113조원) 정도의 국부펀드를 조성해 점진적으로 규모를 키워나갈 것이라고 이 계획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조성된 자금은 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미국 인프라 재건사업과 미국이 관여하는 제3국 개발사업 등에 장기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내각 관방이 이달 중 인프라 투자에서의 미일 협력 검토회를 구성한 뒤 외무성·재무성·경제산업성 등 관계부처가 모두 참여해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날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도 일본이 미국 인프라 개발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아직 국부펀드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美 인프라에 투자하는 국부펀드 조성 왜?

무역전쟁 격화 속 미국의 공세 피하기 위한 선제대응 차원

국부펀드 조성은 ‘아베노믹스’의 핵심 설계자이자 아베 신조 내각의 핵심 경제고문인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가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안은 무역전쟁의 전운이 고조되기 전인 지난해 10월 발표된 학술논문을 통해 처음 제기됐으며 올 3월부터 일본 역시 미국의 관세 인상 대상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며 본격적으로 주목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일본이 오는 9일 워싱턴 무역회담을 앞둔 가운데 국부펀드 논의가 불거진 것은 일본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공세를 피하기 위한 선제대응 차원이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미국 인프라 분야에 대한 투자계획을 미국 측의 자유무역협정(FTA) 교섭 압력을 누그러뜨리고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막을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일본 정부의 의도가 담겼다는 것이다. 다만 신문은 미국이 통상 문제에서 점점 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 효과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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