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통신요금 감면 정책으로 외형이 줄어든 이통 3사가 ‘집(Home)’으로 파고 들어 활로를 찾는다. 각 가정에 인공지능(AI) 스피커 보급을 늘리고 IPTV 가입자 및 콘텐츠 판매 확대로 매출을 끌어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5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017670)·KT(030200)·LG유플러스(032640) 등 이통 3사는 올 2·4분기에 매출이 뒷걸음질쳤다. SK텔레콤이 전년 동기 대비 4.4% 감소한 4조1,5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KT도 0.6% 감소한5조8,069억원을, LG유플러스는 1.0% 줄어든 2조9,807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영업이익도 마케팅 비용 절감에 나선 LG유플러스(1.5%)를 제외하고 SK텔레콤(-18%), KT(-10.8%)는 감소했다.
매출 하락의 주된 원인은 지난해 9월 시행된 통신요금 약정할인율 상향이다. 약정할인율이 20%에서 25%로 확대돼 매출이 줄어든 데다 단말기 보조금을 택하던 고객이 약정할인을 택하는 사례도 늘어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저소득층 요금 감면 외에 마케팅 비용을 계약 기간에 나눠 인식하는 새 회계 기준 도입도 영향을 미쳤다. SK텔레콤과 KT는 고가 신규 요금제 출시 등을 바탕으로 통신 매출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데이터 나눠쓰기’ 등 저가 요금제 가입자 혜택이 늘어나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결국 이통사들은 가정 시장 공략으로 매출 정체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그 중심에는 두자릿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IPTV와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공략의 핵심인 AI스피커가 있다. 지난 분기에 SK텔레콤의 IPTV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1% 증가한 3,060억원을 기록했다. KT는 17.2% 증가한 3,619억원을, LG유플러스는 21.5% 증가한 2,140억원의 매출을 각각 올렸다. 지난 6월 유료방송 합산규제 일몰로 이통3사 모두 CJ헬로·티브로드·씨앤앰 등 케이블 방송 사업자 인수가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올 하반기 IPTV 시장 주도권 장악을 위한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를 가능성도 높아졌다. AI스피커의 경우 최근 보급 대수 100만대를 돌파한 KT의 ‘기가지니’ 외에 SK텔레콤의 ‘누구’, LG유플러스의 ‘클로바 프렌즈 플러스’ 등이 시장 장악을 위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내년 3월 상용화될 5G가 수조 원의 투자 규모 및 불확실한 수익모델 등으로 몇 년 뒤에야 확실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이통 3사 모두 가정용 ICT 서비스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