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브리핑]맥도날드 매장서 숙식 해결...홍콩 '맥난민' 6개월새 6배 늘었다는데

맥도날드 매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이른바 ‘맥난민(McRefugees)’이 홍콩에서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현지시간) 국제청년회의소(JCI)가 지난 6월 진행한 조사 결과 맥도날드 매장에서 밤을 보내는 홍콩인들이 6개월 전보다 6배나 늘었다고 보도했다.

현지 24시간 영업 맥도날드 매장 110곳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는 최소 3개월간 맥도날드에서 생활한 ‘맥난민’이 84곳에서 발견됐다. 맥난민 수는 334명으로 이와 유사한 조사가 진행됐던 6개월 전의 57명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특히 취안완 지점은 맥난민이 30명을 넘겼다.

특히 이달 중 상당수는 거주지가 있음에도 매장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 19~79세 맥난민 53명과의 심층 인터뷰 결과 응답자의 57%가 취업자였고 71%가 유주택자 혹은 세입자였다고 JCI 측은 밝혔다.

■맥난민 급증한 이유는

공공임대주택 턱없이 부족하고

집있어도 주거비 부담 크게 늘어




홍콩에서 맥난민 수가 급증한 것은 주택임대료와 주거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거처가 없어 맥도날드를 터전으로 삼는 이들 못지않게 집은 있지만 전기료 등 공공요금을 내기 힘들어지면서 맥난민이 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JCI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가장 많은 응답자(32%)가 마땅한 거처가 없거나 전기료를 아끼기 위해 맥도날드를 찾는다고 답했다. 홍콩이 세계에서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은 도시인데다 저렴한 공공임대주택 입주도 쉽지 않아 매장에서 쪽잠을 청한다는 것이다.

SCMP는 “3월 말 공공임대주택 입주 지원자가 27만명에 달했다”며 “가족이나 1인 노인가구들의 평균 대기기간이 5년1개월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치솟는 생활비 부담도 이들을 매장으로 내모는 요인이다. 투콰완의 임대주택에 살았던 한 응답자는 “전력소의 공급가가 1.10홍콩달러지만 건물주는 내게 16홍콩달러를 납부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프로젝트 컨설턴트인 리호이는 국가적 관심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가 맥난민을 돕는 비정부기구를 더 많이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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