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들이 쏟아지는 8월, 여름에 딱 어울리는 스릴러 영화 ‘목격자’가 관객을 찾는다. 이성민의 리얼한 내면 연기와 현대 사회의 문제를 있는 그대로 담아낸 스토리가 현실감 넘치는 스릴러로 완성됐다.

6일 오후 서울시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목격자’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조규장 감독과 배우 이성민, 김상호, 곽시양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목격자’는 아파트 한복판에서 벌어진 살인을 목격한 순간, 범인의 다음 타겟이 되어버린 목격자와 범인 사이의 충격적 추격 스릴러를 그린 작품.

조규장 감독은 “배우들과 같이 영화를 보니까 생각보다 옆에 앉아있는 게 떨리더라. 이 작업에 같이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하다”며 처음으로 영화를 선보인 소감을 전했다.

이성민이 연기한 상훈은 태호(곽시양)의 살인을 목격한 후 내적 갈등을 겪는다. 죽어가는 이웃들을 위해 진실을 고백하느냐,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이를 은폐하느냐. 극이 진행될수록 깊어지는 상훈의 고민이 영화의 긴장감을 이끌어간다.

이성민은 상훈 캐릭터에 대해 “내가 선호하는 류의 연기이기는 하지만 막상 신에 들어갔을 때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았다. 어떤 상황에 처하거나 가족과 범인이 같이 있는 모습을 볼 때 많은 기운이 소진됐다. 캐릭터 자체가 스트레스가 많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 영화는 ‘왜 신고를 안 하지?’라고 생각하는 순간 흥미가 떨어진다”며 “어떻게든 선택의 기로까지 상훈의 캐릭터를 끌고 가야 한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연쇄살인마 태호 역을 맡은 곽시양은 전작들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훈훈한 이미지는 온 데 간 데 없고 눈빛 하나만으로 상훈과 그의 가족들을 위협하는 모습이 관객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곽시양은 “영화를 보는 내내 평가받는 듯한 느낌이었다”며 “이전에는 달달하거나 짝사랑하는 역할이 많았다면 이번 역할은 많이 상반되는 캐릭터였다. 처음에 캐릭터에 공감하지 못해서 난관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남규라는 연쇄살인마를 모티브로 가져가면서 쉽게 풀어나갔다”며 “태호가 대사가 없다 보니까 눈빛이나 행동을 섬세하게 설정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게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상호가 연기한 형사 재엽은 두 사람 사이에서 끝까지 진실을 파헤친다. 기존의 스릴러에서 등장하는 무기력한 공권력과 달리 재엽은 진실을 숨기려는 상훈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바람직한 형사의 표본이다.

김상호는 “목격자들이 침묵하는 순간 공권력은 뭔가를 하기가 어려워진다”며 “단순히 범인의 뒤를 쫓는 것을 넘어 집단 이기주의에 맞서는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보통 공권력이 무기력하게 그려졌다면 재엽에게는 어떻게든 사건을 해결해보려 하는 ‘기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는 살인마와 목격자 간의 추격전을 담고 있지만, 그 안에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잘못된 선택을 하는 현대인들의 이기주의와 무관심에 대한 메시지가 담겼다.

조규장 감독은 “우리 영화는 소심했던 사람이 영웅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게 아니다”라며 “소심했던 사람이 끝까지 소심하게 남는 이야기다. 대답보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다. 공동체 안에서 개인은 절대 안전한 사람이 아니고, 그 개인의 안전을 책임져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작업했다”고 의미를 전했다.

이어 “어떤 상황에 처한 인물들의 딜레마와 그걸 풀어가는 감정의 개연성이 촘촘하게 심어져있다는 게 기존의 영화와는 다른 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목격자’만의 차별점에 대해 설명했다.

끝으로 이성민은 “영화를 보면서 ‘김상호라는 배우가 이렇게 연기를 품위있게 했었나’ 놀랐다. 진경은 역시 진경이었다. 곽시양은 앞으로 큰일을 해낼 젊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작업 중에 조규장 감독님과 매 회차 치열하게 토론했던 것이 생각났다”며 함께 작업한 감독과 배우들에 대한 애정을 표했다.

한편 ‘목격자’는 오는 15일 개봉한다.

/김다운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