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한국 선수단이 7일 결단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어느 때보다 일본의 추격이 거셀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의 감동을 잇고 2020 도쿄 올림픽에 대한 기대를 확신으로 바꾸겠다는 각오다. /연합뉴스
45억 아시아 인구의 축제인 아시안게임은 세계 최대의 종합 스포츠 이벤트인 올림픽에 비하면 당연히 작은 대회다. 그러나 대회에 참가하는 한국 선수단의 각오는 올림픽과 다를 바 없다. 아시아 국가들의 경쟁력이 월등해 메달 다툼 구도가 올림픽과 판박이인 종목이 많기 때문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2관왕에 오른 여자 양궁의 장혜진은 “선수들이 올림픽 때와 똑같은 마음으로 똘똘 뭉쳐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대회에는 45개국에서 1만1,300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오는 18일부터 9월2일까지 40개 종목, 465개 세부 경기에서 열전을 벌인다. 금메달 65개 이상을 획득해 중국에 이어 6회 연속 종합 2위에 오른다는 목표를 세운 한국 선수단은 7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내 SK핸드볼경기장에서 결단식을 갖고 결의를 다졌다. 한국은 카드 두뇌 게임인 브리지를 제외한 39개 종목에 선수 807명 등 1,044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남북 단일팀으로 참가하는 카누 드래곤보트 선수들이 결단식 중 ‘셀카’를 찍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나가신다=한국 축구는 아시아의 맹주를 자처해왔지만 23세 이하 선수들이 나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월드컵 16강 못지않게 어렵다. 지난 1970년을 시작으로 1978·1986년 우승했고 지난 인천 대회 금메달까지는 28년이나 걸렸다. 날씨·잔디 등 현지의 열악한 환경이나 홈 텃세도 발목을 잡았지만 막상 뚜껑을 열면 상대 팀이 기대 이상으로 끈질긴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이란·일본 등 전통의 라이벌은 물론 우즈베키스탄·이라크에 ‘국민 영웅’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까지 요주의 팀이 여럿이다.
믿는 구석은 역시 와일드카드(23세 초과) 손흥민이다. 금메달에 따른 병역 혜택에 일반의 관심이 더 큰 가운데 황희찬·이승우 등과 이룰 황금 공격 라인이 기대를 모은다. 15일 바레인과의 E조 1차전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키르기스스탄을 차례로 상대한 뒤 16강 토너먼트에 돌입한다. 이란과 함께 최다 우승 기록(4회)을 가진 한국은 대회 참가 사상 첫 2연패를 노린다.
◇“단일팀 분위기 좋아요”=한국은 여자 농구, 카누 드래곤보트, 조정 3개 종목에 남북 단일팀을 파견한다. 국제 종합대회에 단일팀이 참가하는 것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 이어 역대 2번째다. 특히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농구에 관심이 크다. 북측에서는 로숙영·장미경·김혜연이 합류해 2일부터 합동 훈련을 해왔다.
단일팀 주장이자 개막식 공동입장 때 우리 측 기수로도 나서는 임영희는 “서로 소통하는 데 다소 문제가 있기는 했지만 주로 농구용어라 우리와 북측 선수 모두 한 번 들으면 잘 이해할 수 있었고 손발을 맞추는 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단일팀의 첫 경기는 15일 인도네시아전이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