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실증화의 시작은 스마트시티다. 방대한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의 시작은 도시공간의 정보화부터 시작한다. 손에 와닿는 한국의 4차 산업혁명은 시민들의 스마트폰에서 구현되는 스마트시티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스마트시티의 기본인 공간정보는 실외정보와 실내정보로 대별된다.
우선 실외정보 확보 방안을 보자. 한국은 지리정보시스템인 GIS(Geographical information system) 구축에서 전 세계적 선구자였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전 국토를 3차원으로 정보화하는 ‘브이월드(V-World) 프로젝트’를 지난 2012년에 발표하고 무료 개방하고 있으나 구글 어스 등에 밀려 활용은 대단히 미흡하다. 무거운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불편의 주된 요인이다. 그래도 높은 해상도의 3차원 공간 정보활용의 가치는 아직도 충분히 존재한다. 여기에 드론 등을 활용해 신규 공간정보를 추가 보완하면 스마트시티의 첫 단추를 끼울 수 있다.
다음으로 실내정보의 확보 방안을 강구해보자. 실내정보 확보는 레이저 스캔과 같은 고가의 기술을 통해 획득해왔다. 정밀한 스마트공장의 유지 보수를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고비용 기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내 내비게이션을 위한 실내공간 정보는 4차 산업혁명의 스마트폰 기반의 공간정보 획득 기술로도 충분하다. 이미 디지털 설계정보인 BIM(building information system)이 구비된 건물은 실내 3차원 공간의 정보 제공이 용이하다. BIM이 없는 빌딩은 스마트폰과 드론 등을 활용한 공간인식 기술로 저비용으로 3차원 실내공간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제 확보한 공간정보에 각종 기능 정보와 활동 정보를 겹치면 스마트시티의 시공간 융합이 이뤄진다. 예를 들어 빌딩의 입주 기업과 주요 사업 등을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실시간 인지할 수 있게 된다. 증강현실(AR) 기술은 이러한 다양한 정보융합 활용의 촉매가 될 것이다. 차량과 사람의 이동과 각종 환경 변화 등 동적 활동 정보가 융합하면 버추얼 싱가포르와 같은 디지털트윈의 가상도시가 구현될 수 있다.
이제 과거에 기술 부족으로 한계에 부딪혔던 실내공간 정보활용 산업을 재가동해보자. 우선 실내 내비게이션은 현재 실외에 국한된 내비게이션의 활용도를 극적으로 향상할 것이다. 실내 내비게이션은 코엑스와 같은 복잡한 쇼핑몰에서 스마트폰 내비게이터로 내가 찾는 상점이 어디에 있는지 검색해 원하는 목표지점을 국적과 장애 여부 관계없이 바로 찾아갈 수 있게 해 준다.
실내 내비게이션은 화재·지진·정전 등의 재난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대응책이다. 비상구의 위치를 몰라 피신을 못하고 소방관들이 건물 내부를 몰라 진입 방법에 혼란을 겪는 일이 사라지게 된다. KAIST 연구진이 이미 실내 내비게이션에 대해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실내외를 통합한 내비게이션의 최초 실용화 국가가 되는 도전을 해보자.
도시 전체의 실내외 3차원 공간정보와 건물 내 기업의 기능 정보가 통합되면 가상현실(VR)의 브이커머스(V-commerce)의 길이 열리게 된다. 실제 오프라인에서 방문하지 않고도 VR에서 방문해 쇼핑하는 가상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현실과 가상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의 모습이다. 관광객들이 한국을 사전에 경험해볼 수 있는 획기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도시 재생은 모든 도시 진화의 필연적인 과정이다. 지하 시설물을 비롯해 도시의 3차원 설계정보가 있으면 시뮬레이션을 통해 도시 재생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감될 수 있다.
스마트시티는 도시민과 도시의 시공간 상호작용의 확장이다. 도시공간에 다녀간 다른 시간대의 사람들과 상호작용의 길이 열린다. 예를 들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의 박물관에서 네팔의 친구가 남긴 메시지를 보고 회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 시작은 바로 공간정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