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13일 고위급회담"… 3차 정상회담 날짜 잡나

北이 먼저 제안... 8말9초 회담 관측
"北, 8개월내 70% 핵 폐기 거부"
헤일리 "비핵화 오래 안기다릴 것"

남북이 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 고위급회담을 오는 13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연다고 통일부가 9일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 성공 개최를 논의한다고 밝혀 8월 말~9월 초 조기 3차 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확정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오전 통지문을 통해 13일 회담을 개최해 판문점 선언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남북 정상회담 준비와 관련된 문제들을 협의할 것을 제의했고 우리는 동의하는 통지문을 전달했다. 정부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을 구성할 예정이다.


특히 통일부는 “회담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기 위해 필요한 사항들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 관계가 교착상태인데다 북한산 석탄 밀반입 논란을 두고 한미 간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는 가운데 8월 말~9월 초 조기 남북 정상회담이 돌파구로 부상하는 상황이다. 이에 13일 회담에서 이를 확정하고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도 ‘이달 안에 정상회담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만나봐야 안다. 들고오는 카드를 봐야 한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6~8개월 내 핵탄두 60~70% 폐기’라는 미국의 제안에 퇴짜를 놓았다는 보도가 이날 나왔다. 미국 인터넷매체인 ‘복스’는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측은 북한에 6~8개월 내 핵탄두의 60~70%를 이양하고 미국 또는 3국이 이를 확보해 북한으로부터 제거한다는 내용의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복스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두 달간 수차례 이 같은 비핵화 로드맵을 제시했으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매번 퇴짜를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계속되는 ‘신속한 비핵화’ 요구에 불쾌감을 표했다고 복스는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3차 평양 방문에서 1·2차 방문 때와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미국 내 대북 강경파들이 다시 전면에 등장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8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방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국제사회가 여전히 비핵화를 기대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그들이 기다리라고 하면 우리는 기꺼이 기다리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오래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북한은 미국에 체제보장의 첫 단추인 종전 선언을 채택하라고 요구했다. 노동신문은 개인 필명 논평에서 “종전 선언 발표로 조미(북미) 사이에 군사적 대치 상태가 끝장나면 신뢰 조성을 위한 유리한 분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종전 선언이 ‘시대의 요구’이자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한 첫 공정이라고 강조했다.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종전 선언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박효정기자 j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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