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發 안전자산 선호에...국고채 3년물 2.04%까지 '털썩'

국고체 금리 일제 연중최저
한은 이달 금리인상도 불투명
외국인 원화채권 순매수 지속


외국인의 원화 채권 순매수가 계속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연저점을 낮추고 있다. 이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불투명해졌고 미중관계가 재차 악화돼 외국인이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것으로 보인다. 터키 국채 금리 상승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그널이 명확해지기 전까지 금리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어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약 8.3bp(1bp=0.01%포인트) 하락했다. 지난달 11일 2.054%까지 떨어지며 연저점을 경신한 금리는 이날 다시 2.040%까지 하락해 기록을 다시 썼다. 국고채 5년물 금리는 전일의 2.2%대로 내려앉았다.

장 후반 터키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위기 가능성까지 불거지자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확산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외교 대립을 보인 터키와 러시아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며 9일(현지시간)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터키 국채 금리는 치솟았다. 러시아도 루블화가 급락하며 국채 금리는 급등했다.


시장에서 8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자 국내 채권 금리도 반등을 시도했지만 경기 불안감이 커지자 인상에 대한 경계감이 한풀 꺾인 것으로 보인다. 허정인 NH선물 연구원은 “국내에서 외국인은 9월 대량 만기 도래와 8월 바이백 및 국고채 발행 물량 감소 등의 영향에 따라 전반적으로 매수심리가 유지되고 있었다”며 “7월 가계대출 발표에서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지표가 나오면서 8월 인상 가능성이 낮아져 채권시장 강세 재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채권 금리는 미국 금리 상승 추세 및 국내 장단기 금리 차 확대 등의 영향으로 향후 반등하겠지만 한동안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들은 경기지표 분석상 이달보다는 오는 10월 금리 인상이 유력하다고 내다봤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어려운 여건에도 아직 한은이 생각하는 성장경로에 큰 변화가 없고 연말로 갈수록 물가가 목표 수준으로 향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며 “부동산과 가계부채의 금융시장 안정, 대외금리 정상화에 보조를 맞춰 갈 정도의 체력 등을 감안하면 10월에는 금리 인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금리 인상 시 올해 2·4분기 금리와 함께 하락한 국내 증시가 고개를 들고 대외 불확실성 완화가 국내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를 회복시켜 원화 가치도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중 무역분쟁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여 외국인은 계속해서 원화 강세에 베팅하는 추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8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전격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명확한 신호가 제시되면서 10월에는 금리가 인상되겠지만 실제 인상 이후에는 추가 인상에 대한 의구심이 부각돼 강세 시도가 우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8월에도 시장 금리는 약보합권에서 등락할 것으로 보여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국고채 3년물 기준 2.17%, 10년물 기준 2.65%를 넘어설 때 매수할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