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복수의 중국 공산당 관계자를 인용해 당 내부에서 지난 6월부터 새 문서 작성을 위한 논의가 시작됐으며 조건이 갖춰지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내년 일본을 방문할 때 문서에 합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측도 새 정치문서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양국은 1972년 국교정상화를 확인한 ‘중일 공동성명’을 시작으로 1978년 중일 평화우호조약, 1998년과 2008년의 중일 공동선언까지 총 4개의 정치문서를 발표했다. 이번에 검토하는 문서에 합의하면 다섯 번째가 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리커창 중국 총리와 평화우호조약 40주년을 맞아 교환한 축전에서 “연내 중국을 방문해 중일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리기 위해 유익한 의견교환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 5번째 정치문서 나오나
미중 관계 팽팽한 긴장감 속
中‘일대일로’에 日 이용 속셈
중국이 일본과의 새 문서 작성을 검토하는 것은 미중관계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일본을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로 끌어들이려는 노림수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시 주석은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한 이래로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새 문서 검토 역시 이러한 움직임과 맥을 같이한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내 이를 추진하는 세력은 중국의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와 시 주석의 외교사상인 ‘인류운명공동체’ 등의 개념을 새 문서에 담아 중일 협력의 새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이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국유화를 선언한 점을 이유로 들며 신중론도 제기된다. 중국 공산당 관계자는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라며 “최종적으로는 (문서 작성을) 보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역시 아베 총리가 오는 9월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선출되면 장기집권이 실현되는 만큼 양국의 신뢰구축과 관계발전 등의 내용을 담을 문서를 작성하기에 좋은 기회로 보고 이를 검토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미중관계 악화로 중국이 일본과의 관계 개선에 적극적이어서 교섭에 유리한 여건이 갖춰졌다고 보는 것이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