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은 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비핵화 진전을 설득하고 그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측에 연내 종전 선언을 하자고 중재하려고 했다”며 “그런 의도를 알고 있는 북한이 다음달 남북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은 우리 측의 비핵화 진전 설득에 긍정적인 기류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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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차원에서 이르면 다음 주로 전망되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매우 중대한 기점이 될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북미 관계에 긍정적이고 유동적인 상황 변화 가능성도 감지되고 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해 핵사찰을 포함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에 대한 북측의 의지를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측은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종전 선언 추진에 대한 언질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당초 남북 모두 이르면 8월 말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타진하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달 중 방북이 더 긍정적인 국면을 만들 수 있다고 판단해 9월로 평양 회담 시기를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9월 초가 아닌 9월 중순이 유력시되는 것은 북한이 다음달 9일 내부행사로 여는 정권기념수립일(9·9절) 준비로 초순에 남북정상회담을 열 경황이 없기 때문이라고 복수의 당국자들은 전했다. 북측이 우리에게 9·9절 참석을 강권해 갈등이 빚어진 게 아니라는 뜻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이날 기자들과 춘추관에서 만나 “(북한이 우리 정부에) 9·9절 참석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차 남북정상회담→남북미, 혹은 남북미중 정상회담 및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FFVD와 종전 선언의 빅딜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나오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북한이 핵시설 리스트를 한미 등에 공개하거나 핵물질 신고 약속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이 핵사찰에 대한 완전한 검증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종전 선언과 경제제재 해제를 고집한다면 완전한 비핵화는 물 건너가고 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찮다. 한편 개소가 예정된 개성공단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에 이날 2016년 2월 이후 2년 반 만에 남측 전력이 공급됐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보수 작업이 마무리돼감에 따라 개소식을 앞두고 시험가동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