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목표주가 반토막 낸 골드만삭스...증시 '더블 쇼크'

"美시장 진출 힘들고 재고 부담 "
목표주가 14만7,000원 제시
한미약품 등 투자의견도 하향
셀트리온 등 바이오주 하락
증권사 "램시마 점유율 증가
본격 성과는 이제부터" 반박

터키발 공포와 골드만삭스 쇼크에 13일 코스피지수는 34.34포인트(1.50%) 하락한 2,248.45를, 코스닥지수는 29.16포인트(3.72%) 떨어진 755.65를 기록했다. 한국거래소 직원이 모니터 앞에서 지수를 확인하고 있다. /송은석기자


글로벌 투자은행이 이번에는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을 겨냥한 것일까. 골드만삭스는 12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유한양행(000100) 등 여타 제약사에 대해서도 투자 의견을 낮췄다. 한미약품은 투자의견 ‘매도’와 함께 목표주가를 30만4,000원으로 지목했다. 연구개발(R&D) 파이프라인이 과대평가됐다는 분석이다. 유한양행은 “올해와 내년 원료의약품(API) 수출, 미국 합작법인 실적이 예상치를 밑돌 것”이라며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했다. 이날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의 주가는 전일보다 각각 7.44%, 2.39%씩 하락했다.

국내 바이오 전문가들과 증권사들은 골드만삭스의 우려가 지나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증권사 바이오·제약업종 연구원은 “경쟁 격화에 대한 우려는 언제나 있었고 당장 셀트리온의 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맞다”면서도 “바이오 업종의 특성상 파이프라인의 성장성이나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 주가에 거품이 적잖이 끼기는 했지만 올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코스닥 제약업종 지수는 지난 1월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현재까지 약 30% 떨어졌다.

본격적인 성과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시장 진출은 다소 느리지만 꾸준히 진행 중으로 인플렉트라(램시마)의 현지 시장점유율(매출액 기준)은 2·4분기 6.4%에서 연말까지 두자릿수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 트룩시마·허쥬마의 출시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의 보고서도 단서를 달았다. 김 연구원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셀트리온의 시장점유율이 증가했음을 의미하는 신호가 나타나거나 미국에서 공격적인 가격 책정에 나서는 등의 움직임이 보인다면 셀트리온을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피하주사 제형인 램시마 SC가 미국·유럽에서 주목할 만한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거나 여타 휴미라·엔브렐 바이오시밀러와의 경쟁에서 인상적인 움직임을 보일 경우, A형독감 신약물질인 CT-P27이 성공을 거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셀트리온의 신약 개발, 시장 성과에 따라 앞으로의 주가 움직임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셀트리온 측은 이번 골드만삭스 보고서와 관련해 “증권사의 보고서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만 밝혔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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