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에도...안전자산 이름값 못하는 金

强달러 여파로 하락세 지속
"당분간 반등 힘들 것" 전망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안전자산인 금 가격이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무역분쟁이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빨라지는 국면이어서 당분간 반등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KRX 금시장에서 금 가격(현물 종가 기준)은 g당 전거래일 대비 0.73%(320원) 오른 4만4,3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은 금 가격이 소폭 올랐지만 지난 9일에는 4만3,930원을 기록해 2016년 말 이후 최저가로 떨어지기도 했다. 터키 리라화 가치가 급락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금이 안전자산으로서 지위를 누리지 못하는 셈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도 금 12월물은 지난주 온스당 0.34%(4.2달러) 떨어진 1,219달러에 마감하며 최근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 대신 미국 달러화의 안전자산으로서 가치가 높아지면서 금의 하락세를 초래했다. 10일 주요6개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96.21을 기록했는데 이는 올해 들어 약 4% 넘게 오른 것이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무역분쟁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형국이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관세보복과 터키발 금융불안 외에도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Brexit)에 따른 파운드화 급락, 이란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 등 다양한 달러 강세 요인이 시장에 상존한다”며 “달러화의 가치 상승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준이 자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기초로 금리 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금값에 악재 요인이다. 서태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경기가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해 오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이 90%를 넘을 것으로 진단된다”며 “금 가격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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