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서울경제DB
신한금융그룹이 업계 6위 ING생명을 인수하기로 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잠정 합의했다. 다만 가격은 2조원 초반대를 원하는 신한금융과 2조 4,000억원을 희망하는 MBK 간 막판 조율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MBK와 재협상을 거쳐 ING생명 지분 59.15%를 인수하기로 하고 최종 가격과 직원 고용승계, 대주주 적격심사에 대비한 세부 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오는 16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이사회에 이 같은 내용을 보고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에 관여한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한 차례 배타적 협상 권한을 갖고 있었을 때 세부적인 실사와 큰 틀의 가격 조율이 이뤄졌다”면서 “이후 한 차례 협상이 지연되며 배타적 협상 권한은 만료했지만 최근 들어 신한과 MBK간 급속도로 협상 진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한 지주 측 복수의 관계자는 “재협상이 진행된 것은 꽤 오래전 이야기”라면서 “신한생명과 ING생명이 합치면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따른 부채비율 증가를 줄이고, 설계사 인력 등 영업 측면에서도 시너지가 날 것”이라고 전했다.
보험업계에서는 2021년 도입하는 IFRS17에 따라 부채평가 방식이 달라지면서 대규모 자본확충을 위한 인수합병(M&A)바람이 거셌다. ING생명은 유럽계 보험사로 출발해 IFRS17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어 새로운 제도 도입 시 가장 재무상태가 탄탄한 보험사로 알려져 있다. 신한 역시 이 같은 점을 가장 크게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생명과 ING생명이 합치면 자산 기준 60조원으로 4위인 농협생명을 바짝 추격하게 된다.
다만 가격에 대해서는 양사 간 시각차가 있다. MBK측은 주당 2조 4,000억원대의 가격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최소로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으나, 신한금융은 생보업계의 전망이 크게 밝지 않은 상황에서 2조원 초반대까지 가격을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2조 4,000억원은 주당 5만원대로 현재 주가가 4만원 초반임을 고려하면 약 25%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그 밖에 ING생명은 ING그룹 본사와 브랜드 계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만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양 사는 그 전에 주요 계약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황정원 임세원기자 wh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