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지난 3월 베트남 하노이에 마련한 국내 물관련 중소기업 홍보관을 찾은 해외 바이어들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물관리 일원화로 관련 산업 역량이 집중돼 국내 기업들의 해외진출도 활발해질 전망이다. /사진제공=한국수자원공사
대구 동·북·수성 3개구는 지난해 7월 생활·공업용수 가뭄 ‘주의’ 단계에 돌입한 뒤 9월에는 ‘심함’으로 악화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달부터 가뭄 ‘정상’을 보이고 있으며 다음 달까지도 이 상태가 유지될 전망이다. 올해 사상 최악의 폭염과 가뭄에도 대구 3구가 단수 걱정을 던 이유는 지난 겨우내 금호강물을 운문댐 유역으로 끌어들이는 비상공급시설이 설치돼서다. 대구·경북지역 식수원인 운문댐은 상습적인 물 부족을 겪었는데,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대구시 등 관련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머리를 맞대 3㎞에 이르는 관로를 연결함으로써 인근 90만명 주민의 물 걱정을 해소했다.
15일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 5월28일 환경부 중심으로 물관리를 일원화하는 정부조직법·물관리기본법·물관리기술 발전 및 물 산업 진흥에 관한 법 등 3개 법이 통과하면서 앞선 사례처럼 가뭄이나 홍수 등 물 관련 자연재해에 대한 정부 대응 능력이 보다 기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에는 국토교통부가 수량을, 환경부가 수질을 맡으며 댐과 보, 농업용 저수지 연계사업 시 의사결정 과정에서 복잡한 절차와 시간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환경부가 주도하며 속도가 붙었다.
과거 국토부 광역상수도와 환경부 지방상수도로 이원화된 물 공급 기능도 합쳐져 중복투자 비용 절감 규모만 7,4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환경부의 한 관계자는 “중복예산 절감분을 상수도 보급 확대나 지방상수도 현대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워터시티(SWC)에 투자할 수 있다”며 “국민 물 복지 증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물 관리 관점도 수량 위주에서 수질·수량 간 균형을 맞출 것으로 기대된다. 홍수예보나 용수공급 목적으로 설치된 측정소의 정보까지 수질오염 총량관리에 활용하면서 수질 개선 역량도 한층 높아졌다. 환경부는 지난 14일 낙동강 녹조 해결을 위해 상류 안동·임하댐과 합천댐 환경대응용수 방류를 결정했는데 이 역시 댐과 보 통합 운영의 성과다.
아울러 물관리기본법 제정에 따라 유역물관리위원회가 의견 수렴 후 합의점을 도출해 국가물관리위원회가 최종 결정하는 체계를 구현해 한강과 금강, 낙동강, 영산강·섬진강 등 수계별로 상류와 하류 지역 간 좋은 물을 더 확보하려는 갈등 해결에도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물 산업 육성 역량도 한곳으로 모아 2030년까지 물산업 수출액 10조원 달성과 20만개 일자리 창출도 예상된다. 수자원공사의 한 관계자는 “한국이 주도해 아시아 26개국과 국제기구가 참여한 아시아물위원회(AWC)를 이끌어가면서 네트워크를 다진 만큼 해외시장 진출도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임진혁기자 liber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