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高)콜레스테롤 식사나 지나친 다이어트로 담낭(쓸개)에 돌이 생겨 소화불량과 복통을 유발, 결국 담낭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는 환자가 늘고 있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간담췌외과의 신준호·이성열 교수팀이 지난 20년(1997~2016년)간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 8,000명을 분석해보니 86.7%가 담낭염 때문이었고 담낭용종·양성종양(11.6%), 담낭암(1.7%) 순이었다.
개복수술로 담낭절제술을 받은 환자는 초기 10년(1997~2006년) 30%에서 후기 10년(2007~2016년) 13%로 감소했다. 반면 복부에 작은 구멍을 내 복강경수술을 받은 환자는 같은 기간 70%에서 87%로 증가했다. 복강경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상처·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 담낭은 간 아래쪽에 붙어 있는 길이 7~10㎝가량의 주머니로 간에서 분비된 쓸개즙을 농축·저장한다.
개복수술이 감소한 원인에 대해 이성열 교수는 “건강검진을 통해 (담석의 크기가 작아) 질병이 악화하기 전에 조기진단 및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가 늘고 수술기법도 발전한 덕분”이라며 “과거 수술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던 담낭암도 수술 및 완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담석증은 담낭(쓸개) 내부의 담즙 성분 중 일부가 굳어져 담관(담도)·담낭(쓸개)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튀김·육류 등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거나 반대로 오랜 기간 지방 섭취를 하지 않아 담즙이 십이지장으로 배출되지 않고 고인 상태로 농축되면 생길 수 있다. 유전질환, 대사 이상, 고령, 간 질환, 비만, 당뇨, 약물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신준호 교수는 “담낭 질환을 예방하려면 무리한 다이어트, 지나치게 기름지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단백질·채소가 어우러진 식습관, 주기적인 유산소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은 지난 2016년 2만2,330명으로 2010년보다 27% 증가했으며 여성이 58%를 차지했다. 무리한 다이어트와 다이어트 보조제, 피임약 등이 여성 담석증을 일으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담낭 용종의 경우 1㎝ 이상이고 나이가 50세 이상이면 암으로 악성화할 가능성이 있어 담낭을 잘라내는 수술을 권한다. 1㎝ 미만이면 악성(암)일 가능성은 적으나 처음 발견한 경우라면 1년 동안 3~6개월 간격으로 크기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담낭담석 환자의 70~80%는 무증상이지만 20~30%는 오른쪽 복부·명치 통증, 소화불량, 식욕 부진, 오심, 구토 등이 동반된다. 그래서 급체나 위염으로 생각되기 쉽다. 증상이 없으면 담낭벽에 만성 염증 등이 생길 수 있으므로 1년에 한 번 정도 복부초음파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이미 담낭벽이 두꺼워지고 담낭 기능이 떨어진 경우, 담낭에 용종이 있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담석이 담도를 막아 담즙 배출을 못 하면(담도담석) 복통·황달이 동반되고 간기능 수치에 이상이 나타나 간 질환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보통은 내시경을 이용한 담석제거술로 치료한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