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참사] 51조 퍼붓고도 답없는데...또 '돈풀기'가 대안

정부 긴급경제현안간담회
4조 재정보강 패키지 신속 추진
전문가 "규제완화·구조개혁 시급"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고용 관련 긴급경제현안간담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긴급경제현안간담회’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무거웠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예정돼 있던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회의를 개최했을 정도로 지난달 고용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이 자리에는 고용노동부와 국토교통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해 공정거래위원장과 금융위원장, 청와대 경제수석과 일자리수석까지 참석했다.

이날 정부는 “고용상황이 개선 추세로 전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안으로 재정 확대를 첫손에 꼽았다. 기재부는 “올해 일자리 사업 및 추경 사업 집행을 가속화하고 4조원 규모의 재정 보강 패키지를 신속히 추진하겠다”며 “일자리예산을 포함한 내년도 재정 기조를 확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경제부총리가 내년도 예산 증가율을 ‘7.7%+알파’로 하겠다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용 문제는 나랏돈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경제가 살아나는 것이 답이라고 입을 모은다. 실제 정부는 지난해 일자리예산 17조736억원에다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으로 11조원을 썼다. 올해 일자리예산은 19조2,312억원으로 지난 5월 청년 일자리 추경 3조8,000억원이 편성됐다. 2년간 일자리 분야에 썼거나 나갈 예산만 무려 51조원에 달하지만 고용은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 때문에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재고하고 업종별 구분을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날 정부 간담회에서도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이 일부 업종·계층에서 나타나는 모습”이라며 “그 영향 정도에 대해 보다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꺼져가는 경기를 살리기 위한 대기업 기 살리기와 규제 완화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는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만들기 때문이다. 전직 정부 고위관계자는 “51조원에 달하는 돈을 쓰고도 고용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재정투입을 늘리기보다 최저임금을 현실화하고 경제를 살릴 근본 방법을 찾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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