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증시 거래대금 증가로 대부분의 증권사가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그중 ‘역대급 실적’을 발표한 증권사들의 공통점은 투자은행(IB) 사업 부문의 기여도가 높았다는 점이다. 하반기 증시 침체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이들 증권사는 IB로 이를 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순이익 규모가 가장 큰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006800)(3,578억원), 한국투자증권(2,873억원), NH투자증권(005940)(2,45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모두 창립 이래 최대 반기 실적이다.
전문가들은 상위 3사의 실적 증가에 IB 부문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2·4분기 IB 수익만 863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37% 증가했다”며 “ING생명 인수금융, 나인원 한남 브릿지론, 해외부동산 주선 등으로 자본활용 IB 수익도 1·4분기 395억원에서 2·4분기 508억원으로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 주식 위탁매매 부문(별도 세전 손익 기준)이 전년보다 42%, 자산관리는 21.1% 성장했고 IB 부문도 32.7%로 그에 못지않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2·4분기 IB 부문의 순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75.5% 늘어난 1,011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분기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이익 순위가 높지 않은 증권사들도 IB 부문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039490)은 전체 영업이익 중 IB 비중이 지난해 약 7%에서 올 상반기에 10%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IB 부문의 수익 성장은 증권사의 성장동력을 키운다는 측면에서 앞으로의 실적 전망에도 청신호다. 특히 최근 증시 침체로 증권가의 올 하반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돼 IB 수익이 실적 급감을 상쇄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주 투자자들도 IB 수익 증가 여부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는 추세다. 정준섭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권주 주가는 당분간 주식시장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수익원 다각화 여부 등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