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와 관련한 신일그룹(현 신일해양기술)의 투자 사기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20일 이 회사의 관계사 대표를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이하 국제거래소) 대표인 유 모(64) 씨가 수감된 인천구치소 수감실을 비롯해 관계자 3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번 압수수색 대상에는 신일그룹 직원의 자택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서 7일에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신일그룹과 강서구 공항동 국제거래소를 비롯해 총 8곳을 압수 수색했다. 국제거래소는 형식상 신일그룹과 별개의 법인이지만, 실제로는 돈스코이호 인양을 담보로 발행된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하는 등 투자사기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회사다. 유씨는 투자사기를 기획한 것으로 의심받는 ‘싱가포르 신일그룹’ 전 대표 류승진씨와 함께 사기 혐의로 고발당한 인물로, 이번 사건과 다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하는 대로 유씨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를 할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압수수색에서 유씨가 남겨둔 메모와 투자자들의 정보 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일그룹과 국제거래소, 싱가포르 신일그㎍룹은 ‘150조 보물선 돈스코이호’ 등의 문구를 내세워 이 배를 인양하면 막대한 수익이 보장된 것처럼 홍보해 SGC를 발행하고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사기)로 수사를 받는 중이다. 경찰은 신일그룹이 국내에서 보물선 인양 사업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으고, 싱가포르 신일그룹이 보물선 수익을 담보로 SGC를 발행하면 이를 국제거래소가 국내에서 투자자들에게 판매한 것으로 본다. 경찰은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 류승진씨를 국내로 송환하기 위해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해 적색수배를 내리는 한편 신일그룹과 관계자들의 계좌를 추적해 자금 흐름 분석에 집중하고 있다.

신일그룹의 전 대표인 류상미씨와 최용석씨는 지난 9일 경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하며 실제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계획이 있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