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도진순 창원대 교수
임시정부가 수립된 1919년과 남한 단독정부가 시작된 1948년으로 건국 시점의 논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1919년 건국론’을 창시하고 주도한 이가 이승만 전 대통령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역사학자인 도진순 창원대 교수는 오는 22일 서울 동국대에서 열리는 한국근현대사학회 학술대회의 사전 발제문 ‘역사적 시간과 기억의 방식: 건국 원년과 연호 문제의 관점 전환을 위하여’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도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948년 5월31일 국회의장으로 발표한 국회 개회식 식사를 1919년 건국론의 본격적인 등장으로 보고 1919년 건국, 1948년 재건이라는 인식이 연설의 기조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같은 해 7월24일 발표한 대통령 취임사에서도 “대한민국 30년”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도 교수는 이 전 대통령이 이렇게 1919년 건국론을 강조한 것은 남한 정부가 한반도 유일의 중앙정부라는 점, 김구와 임시정부 요인들의 참여 없이도 1948년 대한민국이 1919년 임정을 이어받았다는 점 등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했다.
도 교수는 그러나 1919년 건국론 자체를 두고는 “임시정부를 비판하고 또 다른 독립건국운동을 주도한 이는 반역자, 일제의 적을 가진 한반도 조선인들은 반(反)국민·비(非)국민이 된다”면서 결함이 있는 논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19년 정말 건국이 됐는가 하는 사실(fact) 논쟁으로 끌고 가는 것은 혼란을 더할 뿐이다. 1948년 8월15일을 건국절로 새로 제정하자는 문제는 기억·기념의 문제이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시야 확대를 촉구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