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푸젠성 샤먼에 위치한 글로벌 명품 브랜드 ‘베르사체’ 매장 /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이 중국 소비의 핵심으로 부상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중소도시로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경기둔화도 아랑곳하지 않고 명품 구매 욕구를 뽐내는 이들 세대를 타깃으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선 것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국에서 양호한 실적을 낸 프라다는 중국 내륙 산시성의 중심도시인 시안에 계열 브랜드 7개 점포를 새로 열었다. 오는 9월에는 에르메스도 이 지역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는 인구 1,100만명의 도시 후베이성 우한에, 계열 보석 브랜드 ‘쇼메’는 장쑤성 우시에 각각 매장을 냈다.
명품 업체들이 베이징이나 상하이보다 작고 덜 발달한 도시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중국 밀레니얼 세대가 물가가 비싼 베이징이나 상하이 같은 대도시보다 지방 소도시에 거주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밀레니얼 세대는 지난 1980~2000년에 태어난 세대로 중국 내 명품 매출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구매력을 자랑한다. 특히 이들은 정부의 부패단속 방침이나 거시경제 요인에 위축되지 않는 등 정치·경제적 요인에 덜 민감한 편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장폴 아공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에서 강력한 상류층 또는 중상류층이 등장하고 있다”며 “기존 부유층과 달리 상류·중상류층 밀레니얼 세대는 명품 브랜드를 사는 데 전혀 거리낌이 없다”고 말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명품소비는 이들의 공격적인 구매에 힘입어 연간 5,000억위안(약 8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 세계 명품시장의 3분의1에 육박하는 규모다.
명품 업체들이 온라인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는 것도 밀레니얼 세대를 겨냥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루이비통과 구찌는 지난해 중국 e커머스 사이트를 열었으며 에르메스도 올해 말까지 중국 사이트를 개설할 예정이다. 루이비통은 중국 향수사업을 위한 안면인식 기술에서 바이두와 협력하고 있다.
/박홍용기자 prodig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