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단독]코스트코-삼성카드 '18년 독점' 깨졌다...현대카드와 새 계약

정태영 부회장 진두지휘…시너지 효과 기대
삼성카드 쓰던 고객 반발 강도가 안착 변수

《이 기사는 시그널 8월20일 오후 3시 45분에 게재됐습니다》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인 코스트코와 삼성카드 간 가맹점 독점계약이 18년 만에 깨지게 됐다. 코스트코 매장에서는 현금이나 삼성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현대카드가 삼성카드를 대체하게 된다.

20일 금융권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 본사는 가맹점 계약 경쟁입찰에 참여한 현대·삼성·신한·씨티카드 등 4개 카드사 중 현대카드를 최종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트코와 현대카드는 계약기간과 수수료율 등을 조율한 뒤 조만간 최종 계약서에 서명할 방침이다. 코스트코는 올해 초 현대 등 4개 카드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보낸 뒤 현대카드와 삼성카드를 차기 카드가맹점 계약을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코스트코는 한 국가에서 카드사 한 곳과 독점계약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독점계약의 조건으로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 상품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현재 삼성카드와 맺은 수수료율은 0.7%로 1.5%선인 일반 대형마트보다 낮다. 삼성카드는 지난 2000년 이후 18년간 몇 차례의 재계약을 거쳐 코스트코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한 유일한 카드사다. 코스트코와 삼성카드는 2015년 재계약을 통해 내년 5월까지 계약이 지속되며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제휴카드는 30만장 이상 발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트코코리아의 매출은 매년 10% 안팎으로 성장하고 있어 카드사로서는 독점계약이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회계연도(해당연도 9월부터 다음해 8월까지) 연 매출액은 2012년 2조8,619억원에서 2016년 3조8,040억원으로 급증했고 2017회계연도에는 매출 4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창고형 할인점의 특성상 구매금액이 많은데다 독점 신용카드만 사용할 수 있어 현대카드로서는 건당 0.7%의 수수료만 잡아도 연간 200억~300억원의 안정적인 수수료가 기대된다. 특히 100만명에 달하는 코스트코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시장점유율 경쟁에서도 우위 선점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현대카드는 코스트코 유치를 위해 정태영 부회장 등이 직접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 부회장의 의지가 워낙 강했고 회사 차원에서 전사적으로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현대카드는 정 부회장 취임 이후 10년 만에 업계 3위로 급성장했지만 시장 경쟁이 치열해 수년째 점유율이 14~15%에 머물러 추가 외형성장에 대한 갈증이 컸다. 지난해 개인과 법인 신용판매 점유율은 신한카드(21.53%), 삼성카드(19.80%), 현대카드(15.58%), 국민카드(15.43%) 순으로 3·4위가 박빙의 경쟁을 해왔다. 올해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이슈가 정치권을 중심으로 계속될 것으로 보여 자동차할부금융 중심의 마케팅에서 벗어나 성장 정체를 극복할 돌파구가 필요했다.

일각에서는 직간접적인 마케팅 비용을 감안하면 수익성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기존 삼성카드 회원의 현대카드 전환작업 과정에서 고객불만이 표출되는 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없지 않다. 현대카드는 유예기간을 충분히 준 뒤 순차적으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삼성카드 관계자는 “(코스트코부터) 아직 최종 입찰 결과에 대한 공문을 받지 못해 설명할 입장이 없다”고 전했다.
/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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