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벨트’ 구축 통해 성장동력 캐는 성신양회...9월 인도네시아지사 설립 예정

베트남·미얀마·싱가폴·말레이시아 이어 5번째 지사
금융권차입 3,262억원으로 10여년만에 절반으로 줄어

성신양회가 인도네시아에 지사를 설립한다. 베트남, 미얀마, 싱가폴, 말레이시아에 이은 다섯 번째 동남아 전진기지로 동남아 벨트 구축을 통해 포화단계에 이른 국내 시멘트 시장을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성신양회는 9월 중으로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지사를 설립한다. 인니 지사는 설립 초반 현지 시장조사를 진행한 뒤 레미콘 등 주력제품인 시멘트를 활용한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이다.


인니 지사는 성신양회의 다섯 번째 동남아 기지다. 성신양회는 지난 2010년 베트남에 성신비나를 설립하며 동남아 시장개척에 첫 테이프를 끊었다. 성신비나는 설립초기 현지화 전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현재는 레미콘 공장을 6개까지 확대해 연간 출하량 목표치를 100만루베(㎥) 이상으로 확대했다. 베트남 사업에 자신감을 얻은 성신양회는 2014년 하노이에 베이커리 사업법인인 성신F&B, 2016년에는 같은 지역에 트레이딩 법인인 성신네트워크를 추가로 설립했다. 이후 미얀마 양곤과 싱가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연이어 지사를 설립했다.

최근 수년 간 국내 시멘트산업은 인수합병(M&A)가 활발히 진행됐다. 이런 상황에서 성신양회는 국내 M&A 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해외시장 개척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동남아는 빠른 경제성장으로 주력제품인 시멘트와 연계된 다양한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최적의 시장”이라며 “인니 지사는 시멘트, 레미콘 등 연관사업 외에 무역아이템 발굴 등에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성신양회가 이처럼 해외진출에 가속도를 낼 수 있는 배경은 재무건전성의 빠른 회복이다. 성신양회는 2000년 중반 이후 건설경기 침체 및 시멘트 불황, 일부 신사업 실패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실적개선이 진행되면서 차입금 부담을 크게 낮췄다. 성신양회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8년 6,103억원에 달하던 금융권차입금은 2017년말 현재 3,262억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이에 따라 482억원을 기록했던 연간 금융이자는 같은 기간 127억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반면 2008년 381억원의 손실을 끝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매년 300억원 이상의 이익을 내고 있다.

성신양회 관계자는 “영업이익을 통해 매년 금융권 차입금을 우선적으로 상환하는 재무계획을 실행하고 있다”며 “나머지 여력을 베트남 등과 같은 신성장국가에 투자해 동남아 시장을 바탕으로 한 시멘트·레미콘 기업으로 올라선다는 중장기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편 성신양회는 한라그룹의 레미콘 계열사인 한라엔컴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BCH페레그린파트너스와 함께 진행하는 이번 딜은 총액 556억원 규모로 성신양회는 약 200억원의 자본을 투입할 예정이다.
/박해욱기자 spook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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