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논현동 세일전자 화재현장에서 경찰과 소방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합동감식반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화재가 나기 두 달 전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가 받은 소방 종합정밀검사 결과 지적 사항 7가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적 사항 중 이번 화재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 판정을 받았다. 15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남동공단 세일전자 공장 화재 사고가 부실 점검으로 인한 스프링클러 미작동이 부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인철 인천 공단소방서 예방안전과장은 22일 “지난 6월29일 세일전자는 H방재업체를 통해 소방 종합정밀점검을 받은 결과 화재 감지기 단락, 비상등 부재 등 7가지 지적 사항이 나왔지만 스프링클러는 지적사항이 아니었다”며 “해당 보고는 7월17일 공단소방서로 들어왔고 8월29일까지 지적사항을 개선키로 했다”고 말했다.
지적사항 개선 여부와는 관계없이 이번 화재에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스프링클러 문제가 당시 점검에서 ‘정상’이라는 판정을 받은 만큼 부실 점검으로 인한 인재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소방 종합정밀점검이란 화재로 인해 다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건물의 경우 1년에 한 번 방재업체 등 소방시설관리업자에게 건물 내 소방시설의 화재안전기준 적합 여부를 점검받는 제도다. 점검 결과는 관할 소방서장에게 제출된다. 세일전자 역시 연면적 5,000㎡ 이상 다수 근로자가 종사하는 공장으로 소방 종합정밀점검 대상이다.
9명의 사망자를 낸 이번 남동공단 화재를 키운 주 원인으로는 스프링클러 미작동이 꼽힌다. 인천소방본부는 이날 “발화지점인 공장 4층 천장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만 화재 초기에 작동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상 작동했다면 선착대가 공장 내부에 진입했을 때 바닥에 물이 흥건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스프링클러가 고장이 난 건지, 누군가 의도적으로 꺼 놓아서 작동을 안 했는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인천소방본부 합동감식반은 23일 화재가 난 4층에 전원을 공급해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감식 결과 스프링클러가 실제로 작동하지 않았다면 미작동 원인과 상관없이 관리 부실에 따른 인재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