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연(왼쪽)과 윤지수(오른쪽) 등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22일 중국을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를 확정한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팍타크로 여자 팀 레구 결승 중 김이슬(왼쪽)의 공격 장면. /연합뉴스
펜싱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이제 ‘드림팀’이라는 별명이 결코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김지연(30·익산시청), 윤지수(25·서울시청), 최수연(28·안산시청), 황선아(29·익산시청)로 짜인 여자 사브르 대표팀은 2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단체전 결승에서 중국을 45대36으로 격파하고 금메달을 나눠 가졌다. 4년 전 인천 대회에서 김지연·윤지수·황선아·이라진이 우승한 데 이어 대회 2연패 위업을 달성한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금 3, 은 2, 동메달 4개를 수확한 한국 펜싱의 4번째 금메달이기도 하다. 중국이 2010년까지 아시안게임 3연패를 달성한 팀이라 더 짜릿한 우승이었다.
한국은 에이스 김지연이 초반 0대4로 밀리다 이후 연속 5득점 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후 30대28의 불안한 리드에서는 최수연이 상대를 5대1로 일축했고 막내 윤지수도 개인전 은메달리스트 샤오야치를 5대1로 돌려세워 금메달을 예약했다. 한국은 지난해와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아시아 국가로는 유일하게 메달권에 진입한 데 이어 아시안게임 2연패까지 달성하며 여자 사브르 최강 지위를 굳히고 있다.
한국 여자 사이클의 간판 나아름(28·상주시청)도 2개 대회 연속 금메달로 아시아 최강 위치를 재확인했다. 나아름은 이날 인도네시아 서자바주 수방 일대 도로에서 진행된 아시안게임 도로사이클 여자 개인도로에서 104.4㎞를 2시간55분47초 만에 달렸다. 12개국 21명 선수 중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개인도로 종목은 ‘사이클 마라톤’으로 불린다. 모든 선수가 한꺼번에 출발해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선수가 이긴다. 나아름은 선두 그룹을 유지하다가 4.7㎞를 남긴 오르막 구간에서 단독으로 치고 나가 독주를 펼쳤다. 그는 90초 간격으로 한 명씩 출발하는 도로독주(24일)에서 대회 2관왕에 도전한다. 한국 사이클이 아시안게임 여자 개인도로에서 우승한 것은 지난 2002년 부산대회 김용미 이후 16년 만이다. 나아름이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한 종목은 여자 도로독주였다.
여자 세팍타크로는 동남아 국가들의 초강세를 뚫고 기적의 은메달을 따냈다. 대표팀은 팀 레구 결승에서 세계 최강 태국에 0대2로 졌다. 비록 금메달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한국은 이날 오전 열린 준결승에서 B조 1위의 강호 베트남을 2대0으로 누르고 아시안게임 여자 팀 레구 사상 최초 은메달을 확보하는 등 파란을 일으켰다.
이번 대회 여자 팀 레구에 참가한 9개국 중 한국과 일본을 뺀 7개 나라가 동남아 국가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4전 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열악한 저변에도 불구하고 2002년과 2006년의 동메달을 넘는 역대 최고 성적을 올리며 ‘꽃길’을 열어젖혔다. 곽성호 대표팀 감독은 “우리나라 선수를 다 합쳐도 웬만한 동남아 국가의 한 지역 선수 숫자에도 못 미칠 것”이라며 “우리는 국내 실업팀이 7개인데 팀당 엔트리가 5명뿐”이라고 설명했다. 주장 김희진(경북도청)은 “선수들이 부상이 있으면서도 표현하지도 않고 훈련을 소화했다”고 돌아보며 “이번을 계기로 세팍타크로가 (국내에) 더 알려지면 좋겠다”고 했다.
태권도 겨루기는 이번 대회 목표인 금메달 6개를 달성하지 못했다. 이날 이화준(성남시청)이 남자 80㎏급에서 은메달을, 조강민(한국체대)은 남자 63㎏급에서 동메달을 보탰다. 한국이 8체급에서 딴 메달은 금 2, 은 4, 동메달 1개. 태권도 마지막 날인 23일에 금 2개를 보태도 목표에 2개 모자란 4개에 그친다.
한국 레슬링 간판 김현우(삼성생명)는 남자 그레코로만형 77㎏급에서 동메달을 땄고 역시 금메달을 노렸던 지난해 세계선수권 우승자 남자 역도 원정식(울산시청)은 실격했다. 경기 중 종아리 부상 탓에 용상 1~3차 시기를 모두 실패했다. 인상·용상 합계 336㎏을 들어 올린 북한의 오강철이 금메달을 가져갔다. 오강철은 “어머니가 지난 5월에 돌아가셨다. 금메달을 드리고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