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덜컹대는 시내버스, PEF가 구세주 될까

최저임금 인상·주52시간 이중고
시내버스 업체 수익 악화에 매물
플랫폼, 인천 명진교통 29억 투자
준공영제로 손실나면 市 지원금
"규모의 경제로 경영 효율성 개선"

《이 기사는 시그널 8월23일 오전 6시43분에 게재됐습니다》

최저임금 급등과 주 52시간 근무제의 본격화로 수익성 악화에 허덕이는 시내버스 업체에 사모투자펀드(PEF)가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시내버스 사업이 필수 인프라인 만큼 경영 효율성을 개선하고 규모의 경제로 발전시킨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전략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정책 변수에 비용 부담이 커진 중소 규모 버스 업체가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IB 업계에 따르면 PEF 운용사인 플랫폼파트너스는 AJ렌터카(068400)와 지분 50대50으로 설립한 차량관리 업체 AJ플릿링크를 통해 차량관리를 맡는다. AJ플릿링크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기반으로 버스의 효율성을 높일 예정이다.


플랫폼파트너스가 시내버스에 투자한 배경에는 준공영제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인천 시내버스는 준공영제로 손실이 나면 시에서 지원금을 받는다. 적자가 나지 않는 사업구조에 필수 인프라인 버스 노선으로 안정적인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이 투자 메리트다. 버스 업체는 PEF 운용사와 손잡고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버스 업체들은 최저임금이 올해 16.3% 오르고 내년에도 10.9% 인상될 예정인 점, 주 52시간 근무제의 본격화로 추가 기사 채용 등 비용 급등이 예고되고 있다.

인천 시내버스는 승객 급감으로 고전하고 있다. 인천시는 2016년 7월 도시철도 2호선 개통에 맞춰 42년 만에 시내버스 노선을 전면 조정한 바 있다. 중복 노선을 없애고 환승을 편리하게 한다는 명분이었다. 시내버스 업체들은 노선 조정 후 승객이 급감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인천시 시내버스 이용객 수는 2015년 4억418명에서 노선 개편 후인 2016년 3억7,618명으로 7%, 지난해에는 3억4,310명으로 8.7% 줄었다. 이에 따라 인천시가 시내버스 업체에 지원하는 재정지원금 역시 증가 추세다. 2015년 571억원에서 지난해 904억원을 기록했고 주 52시간 근무가 본격화한 올해는 1,000억원대를, 오는 2020년에는 2,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플랫폼파트너스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시내버스 사업을 안정적인 수익성을 갖춘 인프라로 키울 계획이다. 플랫폼파트너스는 인천 시내버스 외에도 천안시외버스사업자에 대한 지분 투자, 법정관리 중인 춘천시내버스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 수도권 버스 업계의 큰손인 KD운송그룹과의 공동 투자 역시 검토하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향후 비용 부담이 커진 중소 규모 버스업체가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강도원·박시진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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