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워치- 菌과의 공생] 톡톡 바르면 피부에 삭…화장품은 '발효중'

유산균·발효에 빠진 뷰티 브랜드
유효성분 잘게 분해돼 흡수율 높아
피부 장벽 강화·재생에 효과적
LG생건 숨37도·아모레 일리윤 등
유익균 내세운 에센스 잇단 출시


# 국순당은 막걸리 제조회사다. 이 회사는 최근 발효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막걸리를 양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박(술지게미)’과 누룩 추출물로 발효 화장품 원료를 개발했다. 국순당은 과거 몸에 바르는 술인 ‘수블’을 출시하기도 했다.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 SK-Ⅱ가 사케의 발효성분에서 탄생했듯 국순당도 한국판 피테라 에센스를 개발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국내 화장품 업계가 발효 화장품에 주목하고 있다. 발효 화장품의 최대 장점은 피부 흡수율이 높다는 것이다. 발효 과정을 거치며 나타나는 유익균이 유효성분을 나노미터(10억분의1m) 크기의 입자로 잘게 분해해 피부 깊숙이 침투한다. 이 때문에 피부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충분히 제공받을 수 있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랑콤의 제니피끄 프로바이오틱스 에센스처럼 고가 라인으로 형성된 유산균·발효 화장품 시장에 3년 전부터 제약회사, 중소 브랜드들이 뛰어들고 있다”며 “포화된 화장품 시장에서 신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발효 화장품을 연구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발효 화장품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는 일찌감치 존재했다. 미샤의 ‘보랏빛 앰플’도 이 같은 경우다. 락토바실러스 발효물이 함유된 보랏빛 앰플은 첫 출시 이후 피부재생 효과로 인기를 끌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보라병’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이에 미샤는 지난 2015년 ‘보랏빛 앰플’로 명칭을 바꾸고 3세대에 걸쳐 리뉴얼을 했다. 미샤의 보랏빛 앰플은 지난달 기준 400만병에 달하는 누적 판매량을 기록했다.


숨37 시크릿에센스/사진제공=LG생활건강

LG생활건강에서 출시한 자연·발효 화장품 브랜드 ‘숨37도’도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2007년 선보인 숨37도는 발효 과정을 거치면서 분자는 미립화돼 흡수가 잘되고 영양은 극대화된다는 발효의 장점에서 착안한 브랜드다. 특히 ‘숨37도 시크릿 에센스’는 2009년 출시 후 3년 만에 밀리언셀러를 돌파했으며 2015년 리뉴얼 제품을 출시한 후에도 숨37도의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고 있다.

이니스프리의 ‘자연발효 에너지 에센스’도 대표적인 발효 화장품이다. 자연발효 에너지 에센스는 제주콩 발효원액 91%를 함유해 건강하고 탄력 있는 피부로 가꿔주는 피부 활성 에센스다. 한라산의 소나무 숲 속에서 6개월간 발효시켜 탄력 상승 효과가 최고조에 이른 제주 푸른콩을 원료로 한다. 제주 푸른콩의 자연발효 과정에서 유래된 분자인 제니스테인은 크기가 작아지면서 피부의 흡수율을 높여준다.

일리윤 프로바이오틱스 스킨 배리어 라인/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은 아예 유익균인 프로바이오틱스를 제품명으로 내건 화장품도 출시했다. 4월 선보인 일리윤의 ‘프로바이오틱스 스킨 배리어 라인’은 피부의 면역력을 지키는 바르는 유산균 콘셉트로 탄생한 제품이다. 이 제품에는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과 일동제약이 공동개발한 ‘락토 스킨 콤플렉스™’가 함유됐다. 락토 스킨 콤플렉스는 프로바이오틱스로 이용되는 락토바실러스를 기본으로 하며 이 균의 발효 용해 성분에 보습제를 더한 것이다.

장윤경 일리윤 브랜딩 마케터는 “흔히 피부장벽이라고 부르는 피부 각질층은 70% 이상이 ‘로리크린’이라는 구조 단백질로 구성되는데 세포 실험 결과 락토바실러스 용해물이 담긴 락토 스킨 콤플렉스는 건강한 각질 세포를 증가시켜 피부장벽 기능을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로바이오틱스는 피부장벽 강화 효과뿐만 아니라 항산화 효과, 멜라닌 합성 억제 효과 등의 연구 결과들이 보고된 적이 있고 유산균 도포 치료로 화상에 따른 상처 치유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세민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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