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금하고 강제로 사기수법 전수...130명 사기친 10대 '가출팸' 검거

휴대전화·게임머니 판다고 속여
공범 만들려 가출청소년 폭행까지

지난 1월19일 인터넷 사기 범죄에 가담한 피의자가 인천 소재 모텔 부근 ATM에서 피해자에게 편취한 금액을 인출하고 있다./사진제공=서울 관악경찰서

인터넷 사기 거래로 130여 명에게 2,500만 원을 갈취한 10대 ‘가출팸’ 일당 1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조직적으로 공범을 모집·교육해 범행을 저지르는 한편 범죄 가담을 거부하는 인원에게 감금·폭행까지 저질렀다.

27일 서울 관악경찰서는 중고물품 거래 사이트 ‘중고나라’ 및 온라인 게임 사이트를 통해 130여 명에게 2,500만원을 갈취한 17명을 검거해 박모(20)씨 등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밝혔다. 남은 일당 이모(17)씨 등 13명은 불구속 처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지난해 1월부터 인터넷 사기 범행에 가담할 공범을 조직적으로 물색·포섭했다. 이들은 범행 수단·방법·역할 분담 등 구체적 행동 규칙을 정해 10대 가출 청소년을 중심으로 공범을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출팸 주도 인터넷 사기 조직 체계도/사진제공=서울 관악경찰서

이후 총책 역할을 맡은 박씨는 공범을 PC방에 데리고 가 온라인 사기 수법을 시연하는 방식으로 수법을 전수했다. 모집 인원이 범행 가담을 거부할 경우 박씨는 자신이 숙식하는 모텔에 데려가 감금하고 폭행까지 저질렀다. 또 모집 인원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인터넷 사기 범행을 저질러 강제로 공범이 되도록 했다.

일당은 사기 범죄를 저지르면서 별다른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사기 금액이 작고 범행이 들통나더라도 소년보호 처분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해 계속해 범행을 이어나갔다”고 설명했다. 경찰 조사 결과 범행에 가담한 일당 17명 중 1명만 제외하고 모두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범행은 피해자가 관악서에 사건을 접수하며 덜미가 붙잡혔다. 당시 붙잡힌 피의자는 단독 범행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이 휴대전화, 카톡, 계좌를 추적하다 보니 가출팸의 실체가 드러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 자료를 보다 보니 일정한 범행 패턴이 있어 피의자를 추궁하다 보니 가출팸의 실체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온라인 거래 시 ‘사이버캅’ 앱을 이용해 사전에 확인하고 물품거래를 하면 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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