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서우원(오른쪽 두번째) 중국 상무부 부부장을 비롯한 중국 측 무역협상대표단이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 미국 워싱턴DC에서 이틀간 진행된 회담을 마친 뒤 재무부 청사를 떠나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책임을 들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을 미루자 중국 매체들이 강력히 비난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해외판은 27일 1면 논평에서 “남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대국으로서 할 행위가 아니다”며 북미대화가 난관에 봉착한 책임이 미국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인민일보는 “미국의 행동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한 달 전 미국이 돌연 회담 취소를 선언했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면서 “당시 북한의 고위급 관료가 미국을 방문하고 나서야 미국은 다시 정상회담 일정을 원래대로 회복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전되지 않는 것을 원망하면서 스스로에 대해 반성은 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북미정상회담 이후 핵실험장 폐쇄, 탄도미사일 발사 시설 철거, 미군 유해 송환 등 선의를 보였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상응하는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인민일보는 미국이 대북 제재를 계속해서 강화하면서 다른 국가들에도 극한의 대북압박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북한 입장에서 미국은 북한의 안보 우려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스스로 성의와 융통성 문제는 돌아보지 않고, 중국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또 “석 자 두께의 얼음은 하루아침에 언 것이 아니다”며 “뿌리 깊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접촉과 협상, 상대의 우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 타임스도 이날 평론을 통해 “미중 무역전쟁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를 연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책임론에 대해 반박했다.
글로벌 타임스는 “미국은 무역전쟁의 반격 수단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연계시키는 좋은 핑곗거리를 찾은 것 같다”면서 “이러한 조치로 인해 비핵화 문제에서 미국이 진정성이 없음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신문은 이어 “진정성이 필요한 이때 미국은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하지만, 미국은 중국을 비난하고 있다”면서 “중국은 비핵화 문제를 중미 관계를 위한 카드로 사용할 생각이 없지만, 중미 간 상호 신뢰 부족은 다른 영역에서 협력을 필연적으로 위태롭게 한다”고 덧붙였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