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8일, 경북 영양군의 한 조용한 마을에서 40대 남성 백 씨가 경찰관 2명을 흉기로 찔러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7년 전, 환경미화원 폭행 사건으로 실형을 선고 받았던 백 씨는 피해망상증에 시달리는 조현병 환자였다. 하지만 사건이 있기 약 한 달 전 정신병원에서 퇴원하면서, 처방받은 약도 복용하지 않았다는데. 한적한 시골마을을 발칵 뒤집어놓은 살인사건! 과연 백 씨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우리는 백 씨의 모친과 이웃들의 증언,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과 목격자, 그리고 평소 백 씨가 기록해온 수첩을 통해 비극적인 사건을 재구성하고, 그의 범행을 막을 방법은 없었는지 추적해본다.
백 씨가 범행을 저지른 바로 그날, 광주의 한 정신병원 폐쇄병동에서는 살인 전과자로 보호 관찰중이던 한 조현병 환자가 병원을 빠져나가는 사건이 발생했고, 서울에서는 또 다른 조현병 환자가 정신병원 입원을 요구하는 모친을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범행 동기도 양상도 저마다 다르지만, 각각의 사건들은 국내 조현병 환자들이 처한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는데. 범죄를 저지른 조현병 환자들 중 일부는 교도소가 아닌 치료감호시설에 수용되어 치료를 받는다. 증상이 완화돼 가종료(재범 방지를 위한 기간) 출소를 한 환자들은 지역 사회로의 원활한 복귀를 위해 꾸준히 치료를 병행하며 증세를 다스려야 하지만 이들의 치료를 도와줄 수 있는 재활센터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은 일반인의 1/15 수준에 불과하지만, 한번 범죄를 일으킨 정신장애인의 재범률은 2배 가까이 높아 대책이 시급한 상황, 과연 대안은 무엇일까.
환청, 망상과 같은 증상을 보이는 조현병. 현악기의 줄을 조율하면 좋은 소리가 나듯이 치료만 잘 받으면 일상생활이 가능하지만 환자 본인이 자신의 병을 인정하는 것부터 쉬운 일이 아니다. 산속에 움막을 짓고 혼자 사는 남성, 아들의 폭력을 견디며 컨테이너에서 생활하는 가족 등 실제 조현병 환자와 가족들의 막막한 현실을 조명해본다. 이런 고통과 어려움은 온전히 환자와 가족들만이 감당해야 하는 것일까? <추적 60분>은 정신장애인의 관리와 재활을 위한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을 운영 중인 미국 애리조나 주에서 그 대안을 찾아본다.
이번 주 <추적 60분>은 조현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사건사고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조현병 환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버리고 정신장애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성숙한 사회를 위해 무엇부터 준비해야하는지 돌아본다.
/최주리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