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모델들이 31일 독일 베를린 가전박람회(IFA 2018)에서 공개될 ‘8K 올레드 TV’를 살펴보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의 8K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 TV 공개에 맞서 세계 최초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기반의 8K TV를 선보일 예정이다./사진제공=LG전자
LG전자가 ‘궁극의 화질’ ‘완벽한 블랙’을 내세우는 8K(7,680×4,320)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을 세계 최초로 열었다.
LG전자는 31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올레드 패널을 적용한 88인치 8K 화질의 TV를 처음 공개한다고 29일 밝혔다. LG전자의 8K 올레드 TV는 총 3,300만여개 자발광 화소 하나하나를 조작해 만들어내는 압도적인 8K 화질을 자랑한다. 8K는 가로 7,680개, 세로 4,320개의 화소(화면을 구성하는 작은 점)가 촘촘히 박혀 있음을 의미한다. 약 830만개 화소가 박힌 기존 4K(UHD급)보다 해상도가 4배 선명하다. 여기에 화면 크기에 관계없이 완벽한 블랙을 표현해 뛰어난 화질을 구현한다. LG전자 측은 “올레드 TV의 프리미엄 리더십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LG전자의 88인치 8K 올레드 TV 공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우선 화질이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올레드 TV 양산을 처음 시작한 이래 5년 만에 ‘궁극의 화질’로 불리는 8K 수준까지 진화시켰다. 회사 관계자는 “8K TV는 수많은 화소를 제어해 세밀한 표현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화소 하나하나를 자유자재로 조절해 섬세하게 표현하고, 화면 사이즈에 관계없이 완벽한 블랙을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8K는 올레드 TV에서 가장 뛰어난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진정한 8K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화소 외에도 명암비·색재현율 등의 요소가 두루 결합 돼야 하는데 이에 최적화된 게 자발광 특성을 가진 올레드 패널이라는 의미다.
초대형화 추세에 맞춰 올레드 TV 사이즈가 88인치까지 확대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스마트폰용과 달리 TV에 들어가는 대형 올레드는 양산시 기술 난도가 높다. 현재 출시된 올레드 TV 가운데 가장 큰 사이즈가 77인치에 묶여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올해 초 LG디스플레이가 88인치 올레드 패널을 공개한 데 이어 LG전자가 이를 제품화에 성공했다. LG전자의 88인치 8K 올레드 TV는 내년 상반기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이번에 선보인 8K TV 시장은 올해 6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하지만 업계는 오는 2022년 530만대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8K 화질의 영상 콘텐츠 생산이 늘어날뿐더러 TV 자체의 콘텐츠 화질 업그레이드 기능 등이 더해지면서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는 이번 IFA에서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패널 기반의 8K TV 출시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올해 초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18’에서 인공지능(AI) 고화질 변환 기술을 적용한 QLED 기반의 8K TV를 공개한 바 있다. 이미 베를린의 관문인 테겔 공항 입국장 정중앙에 ‘깜짝 놀랄 준비를 해라(Prepare to be amazed)’라는 도전적 문구와 함께 하얀 천에 가려진 TV를 담은 삼성전자의 대형 옥외 광고판이 설치됐다. OLED와 QLED 진영을 각각 대표하는 LG와 삼성이 유럽에서 정면 자존심 대결을 펼치게 된 셈이다. /베를린=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