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9년만에 최장 상승...반등 기대 호텔신라·한국항공우주 담아볼까

KAI, 3분기 306억 흑자 관측
국제입찰 몰려 신규수주 기대
호텔신라, 한중 관계개선 호재에
3분기 영업익 증가율 129% 예상


코스피지수가 9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하며 9년 만에 최장 기간 상승세를 이어갔다. 무역분쟁과 신흥국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어느 정도 가라앉은 상황에서 증시 반등에 대한 기대감도 살아나는 모습이다. 특히 한국항공우주·호텔신라(008770)·삼성전기(009150)·두산(000150) 등 굵직한 업종 대표주들의 턴어라운드와 실적 개선이 전망되고 있어 이 같은 기대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29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0.26% 오른 2,309.03에 장을 마쳤다. 지난 17일부터 9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했고 최근 7거래일 동안은 외국인 투자가도 순매수하면서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695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 같은 연속 상승세는 증시 활황기에도 드문 편이다. 2000년대 들어 코스피가 9일 연속 상승한 사례는 이번을 포함해 총 세 번뿐이며 직전 최장 상승 기록은 2009년(7월14~28일·11거래일)이었다.

증시가 반등의 기미를 보이면서 펀더멘털의 개선이 기대되는 종목을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4분기 영업이익 흑자전환이 예상되는 ‘턴어라운드’ 종목으로 한국항공우주·만도(204320)·한라홀딩스·기아차(000270) 등이 꼽혔다. 한국항공우주(KAI)는 지난해 3·4분기 913억원의 영업손실을 봤지만 이번 3·4분기에는 306억원으로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항공기 제조업체들의 국제 입찰이 하반기에 몰려 있어 신규 수주도 기대된다. 특히 3,000억원 규모의 미국 공군 차세대 고등훈련기(APT) 교체 입찰 사업을 수주하면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005380)와 함께 자동차 업종의 대표주인 기아차는 글로벌 시장 판매 부진의 여파로 지난해 3·4분기 4,270억원의 적자를 봤지만 3·4분기에는 3,711억원의 영업익으로 흑자전환이 점쳐진다. 기아차는 지난달 초 주가가 3만원대 붕괴로 올 들어 최저가로 추락했지만 이후 8% 가까이 오른 상태다. 자동차 부품 대표주인 만도는 3·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644억원으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전체 매출에서 현대·기아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6년 46%였지만 올 상반기에는 27%까지 낮아진 대신 중국·유럽 협력사의 비중이 높아졌다. 고객사 다변화와 함께 신사업인 전장 부문의 확대도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전기·전자 부품을 대표하는 삼성전기는 올 들어 주가 상승률(60.5%)이 가장 눈부신 종목으로 실적 기대감이 높다. 3·4분기 영업익이 2,740억원으로 전년보다 165.6%나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DB금융투자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가 실적 성장을 이끌면서 올 삼성전기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치를 거둘 것으로 내다봤다. 올 들어 주가가 15% 이상 오른 삼성SDI(006400)도 영업이익 오름세가 계속될 것으로 관측됐다.

면세점 선두주자인 호텔신라는 3·4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이 129%로 추정된다. 주가가 6월 13만원대에서 지난달 9만원대까지 떨어졌지만 최근 10만원대를 탈환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상하이 일부 여행사에 한국행 단체 관광을 허용하는 등 사드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 추가 상승세가 예상된다.

두산은 두산중공업(034020)·두산밥캣(241560) 등의 실적 개선에 신사업 성장세까지 더해져 7월 이후 주가가 11.5% 오른 상태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두산의 연료전지 사업은 올 들어 3·4분기까지 수주액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고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기업의 실적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꾸준히 나온다. 지난해만큼의 실적 성장률은 힘들겠지만 성장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에프앤가이드가 증권사 3곳 이상의 추정치가 있는 211개 종목을 대상으로 집계한 코스피 영업이익 추정치는 3·4분기 55조8,308억원, 4·4분기 51조4,025억원으로 상반기(총 96조4,749억원)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3·4분기에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는 대표주가 추정치보다 나은 성적표를 내놓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증권가에서는 게임 대표주인 넷마블(251270)과 엔씨소프트(036570)의 3·4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1,118억원, 3,278억원에 그치면서 전년 동기 대비 27.1%, 61.1% 하락할 것으로 추정한다. 코스피 시가총액 14위이자 전력 업종의 대장주인 한국전력도 영업익이 39.9% 줄어든 1조6,665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관측됐다. 현대차의 3·4분기 영업이익도 1조488억원으로 전년보다 12.9%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035720)의 영업이익도 각각 15.9%, 2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유주희기자 ging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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