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물폭탄에 700곳 침수피해…교통사고도 잇따라

도봉·강서·은평·노원구 이재민 대피소 마련…인명피해는 없어

폭우로 쌍문동 빌라 담벼락 무너져…차량 1대 파손/연합뉴스[도봉소방서 제공]

30일 새벽 상계동서 침사지 넘쳐 주택가 골목길 침수 피해/연합뉴스[독자 제공]

서울에 28일에 이어 29일에도 밤늦게까지 기습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 비 피해가 잇따랐다.

30일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 따르면 28일 오후 8시부터 이날 오전 6시 사이에 서울지역에 배수 관련 지원 건수는 700건에 달했다. 주택 지하가 침수되는 피해가 680건에 달했고, 상가의 지하가 침수되는 피해는 18건, 담장이 무너지는 사고는 4건, 축대가 무너진 사고는 1건이었다.

도봉구에 29일 하루 동안 249.5㎜에 달하는 비가 내리고, 자정까지도 시간당 75.5㎜의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도봉구 쌍문동의 한 빌라에서는 전날 오후 8시 30분께 폭우로 지반침하 현상이 일어나면서 높이 3m·너비 6m의 주차장 담벼락이 일부 붕괴됐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담벼락이 무너지면서 주차돼 있던 승용차 1대가 파손됐다. 주택 침수 등으로 도봉구에서만 6가구 14명의 이재민이 새로 발생했다. 구청은 북서울중학교에 이재민 대피소를 설치해 이들을 지원하고 있다.

은평구와 강서구에도 전날부터 이재민이 있어 구청이 인근 주민센터·마을회관 등에 대피소를 만든 상태다. 은평구에 45가구 57명, 강서구에 19가구 23명의 이재민이 있다. 노원구도 월계동과 상계동 주민센터에 임시대피소를 설치하고 이주민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노원구청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대피한 주민이 없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9일 밤∼30일 새벽 서울 지역에서 폭우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다. 노원구 상계동 당고개역 인근에서는 이날 새벽 침사지(하수처리 과정에서 돌이나 쓰레기를 걸러내기 위해 만들어놓은 연못)가 넘치면서 흙탕물이 주택가 골목으로 쏟아졌다. 이 때문에 골목길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이 침수되는 등 주민들이 피해를 봤다.

빗길 교통사고도 연달아 일어났다.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종로구 평창동 홍지문터널 인근에서는 봉고차 1대가 미끄러지면서 차도 옆 시설물에 부딪히는 사고가 있었다. 서대문구청 앞에서도 오전 1시 54분께 승용차 1대가 미끄러지면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평창동과 서대문구 사고 모두 다친 사람은 없었다. 전날 오후 11시께에는 동대문구 이문파출소 교차로에서 화물차 1대와 승용차 2대가 빗길에 미끄러지면서 3중 추돌 사고가 났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운전자 2명이 통증을 호소했으나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기상청은 서울에 발령됐던 호우경보를 오전 4시를 기해 해제했다. 서울에는 이날 오후께 비가 대부분 그쳤다가, 이튿날 새벽부터 다시 내릴 전망이다. 30∼31일 이틀간 30∼80㎜가량 강수량이 예보됐다.

경찰에 따르면 오전 7시30분 현재 동부간선도로 양방향이 청소 작업으로 통제되고 있다. 청계천은 종로구 청계광장 시작점부터 중랑천과 이어지는 부분까지 전 구간 통제가 계속되고 있다.

중랑천에는 28일에 이어 이날 새벽에도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0시 20분을 기해 중랑천 중랑교 지점에 홍수주의보를 발령했다가 오전 5시 50분 부로 주의보를 해제했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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