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딸, 아내, 엄마도 아닌 오롯이 홍지민.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생애 첫 앨범을 발표하며 가수라는 오랜 꿈을 이뤘다. 도전이 쉽지만은 않은 마흔 여섯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홍지민은 “꿈을 위해 한 발을 내디딘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말했다.

3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마리아 칼라스홀에서 배우 홍지민의 첫 미니앨범 ‘싱 유어 송(Sing Your Song)’ 발매기념 쇼케이스가 개최됐다.

대중에게 늘 변화와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긍정 에너지를 전달해 온 홍지민의 생애 첫 미니앨범 ‘싱 유어 송’은 그의 자아실현 프로젝트라 볼 수 있다.

홍지민의 음악 멘토인 작곡가 최재광이 전체 프로듀싱을 맡았고, 작곡가 헨리 크리거(Henry Krieger)와 브로드웨이 뮤지컬 작사가 질 아브레모비츠(Jill Abramovitz)를 비롯해 실력파 뮤지션이 대거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홍지민은 “평소 가진 밝은 에너지 때문에 신나는 곡이 있지 않나 기대하셨을 텐데 이번은 첫 미니앨범인 만큼 원하는 곡으로 구성하다보니 모두 발라드”라고 앨범을 소개했다.

이어 “대학시절 심각하게 가수와 배우의 길을 고민한 적도 있었고, 서울예술단 시절 가수 준비를 하기도 했지만 결과를 이루지 못했다”며 “뮤지컬 배우로서는 극중 배역으로 노래를 불러야 한다. 홍지민이 자아가 되고 싶다는 꿈을 항상 꿔왔다”고 가수에 도전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다져온 깊은 감수성과 섬세한 표현력에 홍지민만의 목소리가 더해진 이번 앨범은 홍지민이 오랜 시간 정성으로 준비해왔다. 홍지민은 신인 가수의 마음으로 돌아가 창법은 물론 발음 교정까지 신경 썼다고.

그는 “가수들이 앨범 준비를 한다고 모든 활동을 접고 들어가는 걸 사실 이해를 못했다”면서 “영어 노래까지 다섯 곡을 준비하는데 너무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 가수들이 얼마나 섬세하고 정교하게 작업을 하는지 알게 됐다”고 전했다.


앨범명과 동명의 타이틀곡 ‘싱 유어 송(Sing Your Song)’은 영화 ‘드림걸즈’에서 가수 비욘세가 불렀던 ‘리슨(Listen)’의 작곡가인 헨리 크리거가 홍지민에게 직접 선물한 곡으로, 아름다운 멜로디와 꿈과 희망, 용기의 메시지를 담았다.


홍지민은 “헨리 크리거에게 음원을 준 지 9년 만에 음원이 나온다고 곡을 들려줬다. 그동안에 있던 일들을 이야기해주면서 앨범이 늦게 나오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며 “헨리 크리거가 정말 장하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홍지민은 “헨리 크리거가 이 곡의 가사가 너의 마음을 치유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하더라. 정말 나의 마음을 정확히 읽었다”라면서 “헨리 크리거에게 그 사이에 살을 빼서 많이 핫 해졌고, 앨범이 생각보다 더 잘 될 수 있다고 농담을 건네면서 비포애프터 사진까지 보냈다. 헨리가 정말 멋지다고 편지까지 보냈다”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와 함께 복고적인 음악 구조에 모던한 사운드를 입힌 형태의 곡으로 홍지민의 음악적 스펙트럼을 엿볼 수 있는 서브 타이틀곡인 ‘시간 속으로’, 엄마와 딸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나였으면’, 홍지민이 작사가로 참여한 ‘나를 위해’, ‘시간 속으로’의 영어버전인 ‘백 인 타임(Back In Time)’ 등이 수록됐다.

홍지민은 “나처럼 밝은 성격인 사람에게도 출산 후 산후우울증이 오더라. 막연한 불안감, 배우로서 변화되는 시점이라 생각들이 많았던 것 같다”면서 “그때의 마음과 심경, 여러 가지 감정을 담아 가사를 썼다. 먼 훗날 이날을 되돌아보면서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용기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홍지민은 이번 앨범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앞으로 계속 도전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최재광 프로듀서와 함께 앨범 해외 유통까지 계획하고 있다고.

홍지민은 “많은 분 들이 잘 안 될거라는 말을 하신다. 그 과정에서 상처도 받았다”라며 “꿈은 결과가 꼭 좋아야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도전하는 과정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앨범을 위해 최선을 다 하겠지만 이미 나는 만족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 앨범을 시작으로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주기가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꾸준히 한 곡씩 싱글 앨범을 낼 생각이다”라며 “십년 후쯤 모든 곡을 모아서 개인 콘서트까지 여는 꿈을 꾸고 있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홍지민은 “나도 앞으로 나의 행보가 궁금하다. 나의 음악을 통해서 누군가의 마음에 힐링을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하다”라며 “배우이자 아내, 엄마, 가수 모든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는 홍지민이 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한편 홍지민의 첫 미니앨범 ‘싱 유어 송(Sing Your Song)’은 이날 정오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공개됐다.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