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에 따른 경기 호황에 힘입어 미국 기업들의 2·4분기 이익증가율이 6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는 29일(현지시간) 올해 2·4분기 세후 기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1% 늘어 6년 만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기업 이익을 대폭 끌어올린 일등공신은 트럼프 정부의 대규모 감세로 분석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말 의회 의결로 15~35%였던 법인세율을 21%의 단일세로 개선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이 2·4분기에 낸 세금은 1년 전보다 33% 줄었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1,000억달러(약 111조원)에 달하는 절세 혜택을 누린 것이다.
톰슨로이터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구성 기업들의 2·4분기 주당순이익(PER)은 전년동기 대비 24.8% 늘어 지난 2010년 말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S&P500 기업의 매출도 같은 기간 9.5% 올라 2011년 가을 이후 최대치에 달했다.
경기 호황도 주요인으로 분석됐다. 이날 미 상무부는 2·4분기 경제성장률을 지난달 공개했던 속보치 4.1%(연율 기준)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2014년 3·4분기(4.9%)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로 트럼프 행정부의 목표 성장률인 3%를 훨씬 웃돈다. 성장률이 속보치보다 높아진 것은 당초 추산보다 기업 투자는 늘어난 반면 수입은 줄었기 때문이다. 기업 투자는 당초 7.3% 증가에서 8.5% 증가로 상향 조정됐고 수입은 0.5% 증가에서 0.4% 감소로 조정됐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기업 이익 증가와 성장률 상향 조정 소식에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다.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0.57% 오른 2,914.04, 나스닥지수는 0.99% 상승한 8,109.69에 마감하면서 각각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다만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이 같은 성장세가 이어질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미중 무역전쟁의 여파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도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 경제의 확장 속도가 냉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