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30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중 일본과 중국에서도 연동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구축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오는 2021년까지는 국내외 증시 상장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제공=카카오페이
카카오(035720)의 핀테크(기술 금융) 전문 자회사 카카오페이가 내년 중국과 일본 현지에서 QR코드(정보무늬) 인식으로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다.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 기반 간편결제·송금 외 유료 금융 서비스도 차례대로 선보이기로 했다.
류영준(사진) 카카오페이 대표는 30일 경기도 판교 본사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르면 10월을 기점으로 다양한 업무제휴와 자체 투자 건이 완료될 것”이라며 이 같은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우선 카카오페이는 일본 핀테크 업체와의 밀접한 업무 제휴를 통해 상점에 붙은 QR코드만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바로 결제가 이뤄질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톡을 설치한 국내 카카오페이 사용자라면 일본 내 가맹점에서 손쉽게 결제를 마칠 수 있다. 반대로 일본 사용자도 한국에 와서는 카카오페이를 통해 간편결제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류 대표는 “구체적인 협업 방식은 아직 공개하기 어렵지만 일본 현지에서 핀테크 업체와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2월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핀테크 자회사이자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앤트파이낸셜로부터 2억달러(약 2,2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중국 간편결제 서비스와의 연동을 예고한 상태다.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가 연동되는 서비스도 내년 중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계획이 현실화 하면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자유롭게 간편결제를 할 수 있는 일종의 ‘한·중·일 로밍 시스템’이 구축되는 셈이다.
류 대표는 “일본이나 중국 외에도 다른 지역에서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업무 제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서남아시아에서도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상인의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스템(QR키트) 무상 지원과 송금 수수료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에 류 대표는 “이러한 비용을 모두 감당하고도 흑자를 낼 수 있을 만한 유료 사업 모델의 4·4분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페이의 모바일 플랫폼 안에서 각종 금융투자·보험 상품을 중개하거나 종합 자산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거론된다. 류 대표는 “이미 중국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유료 모델을 안착시키는 등 성공 사례가 충분히 있다”면서 “카카오페이는 수수료를 주요 수익 모델로 보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는 국내외 핀테크 업체의 투자나 인수합병(M&A)을 진행할 계획이다.
류 대표는 카카오페이의 인력을 기존 250명에서 내년까지 400명으로 늘리고 오는 2021년에는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예정이다. 증시 상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홍콩이나 싱가포르까지도 고려하고 있다. 류 대표는 “흑자 전환 시점을 2020년으로 예상하는데 일단 재무적으로 안정적인 구조를 갖춘 뒤에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시장에서 IPO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