껑충 뛴 과학고 경쟁률...자사고도 '동시 강세' 예고

■ 달라진 올 중3 고입
정부 잠정적 폐지 방침 등에도
과학고, 자사고 후기 전환으로
15곳 경쟁률 3.66대 1로 상승
자사고도 '헌재 결정 여파'로
일반고와 동시 지원자 몰릴듯
정시 확대 대입개편안도 한몫


서울 시내 학원 밀집가에 특수목적고 입시전문을 알리는 학원 간판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올해부터 자립형사립고가 일반고와 같이 후기모집으로 바뀌면서 전기모집에 남은 과학고의 경쟁률이 껑충 뛰었다. 여기에 헌법재판소의 결정으로 올해부터 자사고·일반고 동시 지원이 가능해지면서 하반기 자사고의 지원율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3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지난 24일 접수를 마친 전국 15개 과학고의 평균 경쟁률은 3.66대1(정원 내 기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3.19대1과 비교해 소폭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6.8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던 경기북과학고는 올해 8.53대1로 올랐다. 한성과학고와 세종과학고는 각각 4.25대1, 3.8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경쟁률이 낮아진 부산일과학고(3.17대1→2.85대1)를 제외하면 경쟁률이 공개된 15개 과학고 중 14개교가 전년 대비 상승했다.


자연계열 학생들은 과학고·자사고·일반고 등 ‘3중 지원’이 가능하기 때문에 과학고의 경쟁률 상승은 이미 예견돼 있었다. 상위권 학생들이 몰리는 자사고와 외국어고·국제고 등이 우선선발권이 폐지되면서 일반고와 마찬가지로 후기고 전형으로 바뀐 탓이다. 이과 상위권 학생들은 과학고에 진학하거나 자사고 이과반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전기고 전형에 선택할 수 있는 학교가 사실상 과학고밖에 없어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분석된다. 또 올해 중학교 3학년 학생 수가 46만3,000여명으로 전년 대비 6,000여명 많은 점도 경쟁률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고교교육 정상화를 위해 자사고와 특수목적고를 잠정적으로 폐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교육현장에서는 우수한 학습효과와 대학입시의 이점을 기대하면서 특목고 진학을 선호하는 현상이 여전하다.

우선선발권 폐지로 경쟁률 하락이 우려됐던 자사고도 올해는 경쟁률이 예년과 비슷하거나 더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올해 일반고와 자사고가 동시 선발하면서 자칫 자사고 탈락 후 원거리 일반고로 배정될 가능성이 있다 보니 처음부터 안정적으로 일반고 지원에 나서려는 학생들이 많았다. 하지만 올해 6월 헌재가 자사고·일반고 중복 지원을 금지한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의 효력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자사고 불합격에 따른 일반고 지원 불이익이 사라져 자사고를 준비하던 학생뿐 아니라 일반고 지원자들도 자사고 진학을 노리는 상황이다.

올해 중학교 3학년부터 적용되는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통해 수능 위주 전형(정시모집)이 늘어난 점도 과학고·자사고 선호현상을 심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교육부가 각 대학에 수능 위주 전형 비율을 30% 이상으로 확대할 것을 권고하면서 일반고에 비해 불리한 내신을 만회할 수도 있게 됐다. 입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반기에 과학고를 지원했던 학생들이 면접과 자기소개서 준비 등 앞선 고입 준비경험을 앞세워 하반기 자사고 입시에서도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올해의 과학고·자사고 동시 강세현상은 헌재의 최종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진동영기자 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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