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를 맞은 아르헨티나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금리 인상이라는 극약 처방을 내렸다. 하지만 페소화 가치는 사상 최저 수준으로 재차 곤두박질쳤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30일(현지시간) 자국의 페소화 가치가 급락세를 멈추지 않자 기준금리를 60%로 올렸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페소화 환율은 이날 13.12% 오른 달러당 39.25페소로 마감해 그 가치가 다시 사상 최저치로 추락했다. 환율은 장중 한때는 달러당 42페소까지 가기도 했다.
아르헨티나가 전날 자국 통화 가치 급락세를 저지하려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조기 집행에 합의했는데도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한 것이다.
중앙은행은 이날도 페소 가치 급락세가 이어지자 통화 가치 하락에 따른 자본 유출과 연간 31%에 달하는 물가상승 등을 막으려고 기준금리를 기존 45%에서 60%로 전격 인상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다.
중앙은행은 최소한 오는 12월까지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방침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성명에서 “오늘 통화정책위원회 특별 회의를 열었다”면서 “환율 상황과 물가 추가 상승 위험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올리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환율 방어를 위해 이날도 보유하던 3억3,000만 달러(3,665억 원)를 매각했다. 이번 주에만 페소 가치를 떠받치기 위해 10억 달러가 넘는 보유 외환을 내다 파는 등 시장에 개입했지만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올 들어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시장에서 매각한 보유 외환은 135억 달러에 이른다. 이에 따라 현재 중앙은행의 보유 외환은 543억 달러로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6월 구제금융을 받는 대신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지난해의 3.9%에서 올해 2.7%, 내년 1.3%로 각각 낮추기로 IMF와 약속했다.
/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