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의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1조원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ZTE가 전날 공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ZTE의 올해 1∼6월 순손실은 78억3,000만위안(약 1조2,695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22억9,000만위안(약 3,714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올해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은 394억3,000만위안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감소했다.

ZTE의 실적 부진은 올해 미 정부의 제재대상이 되면서 제조·판매가 상당 기간 중단되고, 미 정부에 거액의 벌금을 납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4월 ZTE가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면서 향후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게 하는 제재를 가했다. 이로써 ZTE는 미국 기업들로부터 CPU 등 핵심 부품을 조달하지 못하게 돼 도산위기에 내몰렸다.

이후 중국 정부의 강력한 요청으로 7월 13일부로 제재가 풀렸지만 ZTE는 미국 정부에 총 14억달러(약 1조5,588억달러)의 벌금과 보증금을 내야 했다.

이로 인해 ZTE의 현금 및 단기 유동성 자금은 올해 초 301억1,000만위안에 달했으나 상반기 말에는 157억8,000만위안으로 급감하는 등 재무상태도 크게 악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ZTE는 제재해제로 영업이 정상화함에 따라 3분기부터는 흑자 전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